[텐아시아=김유진 기자]
배우 이민호, 전지현 / 사진제공=문화창고, 스튜디오 드래곤
배우 이민호, 전지현 / 사진제공=문화창고, 스튜디오 드래곤
기대가 너무 커서였을까. ‘푸른 바다의 전설’ 시청률이 못내 아쉽다. ‘푸른 바다의 전설’은 동시간대 경쟁작들과는 약 11~12%포인트 이상 앞서며 독주하고 있지만 좀처럼 20%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SBS 수목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은 한류스타 전지현과 이민호의 호흡은 물론 진혁PD, 박지은 작가 등 스타 제작진의 만남으로 큰 기대를 모았던 작품이다. 특히 ‘별에서 온 그대’를 함께했던 박지은 작가와 전지현이 다시 만나 환상적인 판타지 로맨스를 예고해 대중은 기대했다.

높은 기대치는 첫 방송 시청률로 나타났다. 지난달 16일 방송된 ‘푸른 바다의 전설’ 1회는 ‘별에서 온 그대’ 1회보다도 높은 시청률인 16.4%(닐슨,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대중의 뜨거운 관심을 보여줬다.

전지현은 극중 인어로, 이민호는 사기꾼 허준재로 분해 톡톡 튀는 개성을 보여주며 부족함 없이 열연했다. 두 사람의 탄탄한 연기와 완벽한 비주얼이 시청자들을 작품에 빠져들게 했다.

그러나 이어진 2회·3회 시청률은 15%대를 기록하며 소폭 하락한 수치를 나타냈다. 4회 방송을 통해 자체 최고 시청률 17.1%를 기록, 다시 상승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20%를 넘기란 역부족이었다. 시청자를 확실하게 사로잡지 못하고 들쭉날쭉하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 도돌이표 전생 이야기

먼저 매회 이야기의 문을 여는 ‘전생 이야기’가 재미를 반감시키고 있다. 전지현과 이민호의 인연이 과거부터 이어져왔다는 사실은 이미 첫 방송을 통해 그려진 내용. 그러나 ‘푸른 바다의 전설’은 지금까지 방송된 5화 내내 전생 이야기로 드라마를 시작하고 있다. 이같은 구성은 이전 내용이 빠르게 연결되지 않을 뿐더러 10분이 넘도록 전개되는 탓에 상대적으로 현생에서의 이야기는 짧아져 아쉬움을 주고 있다.

◆ ‘노잼’ 에필로그

여기에 ‘깨알 재미’를 노리고 넣은 에필로그는 오히려 다음화에 대한 기대를 낮추는 요소로 작용했다. 지금까지 나온 에필로그 내용을 살펴보면 전지현과 이민호의 로맨스와는 크게 상관없는, 주변 인물들의 비하인드가 대부분이다. 이에 엔딩이 임팩트있게 그려지지 않게 되면서 두 배우가 주는 여운은 사라졌고, 자연스럽게 에필로그는 작품 몰입을 방해하는 요인이 돼버렸다.

◆ 답답하고 느린 로맨스 전개

불필요한 전생 이야기를 푸느라 정작 대중의 최대 관심사인 현생 로맨스는 뒷전이다. 전생과 현생을 오가며 마치 도돌이표처럼 반복되는 갈등이 답답함을 안긴다. 5회까지 달려왔지만 여전히 이민호는 전지현을 기억 못하고, 인어라는 정체조차 모르고 있다. 게다가 전지현은 이민호와의 첫눈 데이트를 앞두고 교통사고를 당해 목숨까지 위태로워진 상황이다.

윤석진 드라마 평론가는 “지금은 결정적인 한방 없이 두 사람의 과거 이야기 위주로 전개가 이어지면서 다소 산만한 느낌을 주는 게 사실이다”라며 “집중도를 떨어뜨리고 있는 전생 이야기가 어느 지점에서 정리가 되고 구심점을 갖춘다면 충분히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김유진 기자 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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