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JTBC 5주년 가상시상식 예능 부문 / 사진제공=JTBC
JTBC 5주년 가상시상식 예능 부문 / 사진제공=JTBC
종합편성채널 JTBC가 12월 1일 개국 5주년을 맞는다. 개국 초기, 정권을 등에 업고 만들어진 매체라는 따가운 눈총을 받았지만 JTBC는 내실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데 집중했다. 그 결과, ‘히든싱어’ ‘썰전’ ‘마녀사냥’ 등 지상파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독특한 포맷으로 주목받는데 성공했다. 최근 시사 보도 프로그램으로도 인정을 받으면서 JTBC는 KBS·MBC·SBS·tvN과 함께 경쟁하는 5대 방송사로 분류되고 있다.

텐아시아는 JTBC 5주년을 기념해 지난 5년간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은 JTBC 예능·드라마를 되짚어보는 가상 시상식을 준비했다. 예능·드라마·인물 3개 부문에서 각각 개성 넘치는 5개의 상을 준비했다. [편집자 주]
‘냉장고를 부탁해’ ‘비정상회담’ / 사진제공=JTBC
‘냉장고를 부탁해’ ‘비정상회담’ / 사진제공=JTBC
◆ 유행선두 상: ‘냉장고를 부탁해’ & ‘비정상회담’
2015년은 쿡방의 해였다. 다양한 쿡방이 출범했고, 수많은 셰프테이너들이 발굴됐다. 그 시작은 스타들의 냉장고 속 재료로 셰프들이 15분 요리 대결을 펼치는 푸드요리 토크쇼 ‘냉장고를 부탁해(이하 냉부해)’였다. 쿡방의 시대를 이끌었던 ‘냉부해’가 유행선두상의 첫 번째 수상자다. 웬만한 예능인들 못지않은 입담을 가진 셰프들의 짧지만 화려한 요리쇼는 ‘냉부해’의 인기 요인이었다. 2016년 비록 쿡방의 시대는 저물었지만 ‘냉부해’만큼은 여전히 건재하다.

외국인 예능을 선도했던 ‘비정상회담’ 역시 유행선두상을 수상했다. 2014년 7월, ‘비정상회담’의 첫 방송이 전파를 탔을 때 한국인보다 더 한국말을 잘하는 외국인들의 열띤 토론이 지상파 월요 예능들을 위협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비정상회담’은 승승장구 했고, 지상파에선 뒤늦게 외국인들이 중심이 되는 예능들을 기획했지만 오래 가지 못했다. 지금까지도 ‘비정상회담’은 다양한 주제로 개성 있는 글로벌 토크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아는 형님’ / 사진제공=JTBC
‘아는 형님’ / 사진제공=JTBC
◆ 구사일생 상: ‘아는 형님’
지난해 12월, 강호동의 첫 JTBC 예능으로 화제를 모은 ‘아는 형님’은 세상의 모든 질문을 그들만의 방식으로 풀어주는 콘셉트로 시작했다. 그러나 시청자들의 반응은 미미했다. ‘아는 형님’은 여러 차례 포맷을 변경하면서 활로를 찾아보려 했다. 그리고 마침내 ‘형님 학교’에서 극적인 반전을 이뤄냈다. 소위 ‘미친 드립’을 바탕으로 멤버들의 케미가 폭발하기 시작했고, 어떤 게스트가 오더라도 한 학급의 동급생처럼 막역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시청자들에 즐거움을 선사했다.

‘아는 형님’은 방송을 통해 4월까지 저조한 시청률이 계속 되면 폐지를 고려했다고 밝혔다. 지난 JTBC 5년 역사상, ‘아는 형님’처럼 낭떠러지 앞까지 몰렸다가, 구사일생에 성공한 프로그램은 없었다. ‘아는 형님’이 ‘구사일생 상’을 보며 끝까지 초심을 잃지 않길 기원해본다.

‘크라임씬’ 포스터 / 사진제공=JTBC
‘크라임씬’ 포스터 / 사진제공=JTBC
◆ 학수고대 상: ‘크라임씬’
지난 5년 동안 JTBC는 지상파가 시도하지 않았던 독특한 포맷의 예능 프로그램들을 선보이며 JTBC 예능만의 색깔을 갖춰갔다. ‘신화방송’ ‘히든싱어’ ‘나홀로 연애중’ ‘속사정쌀롱’ ‘내 친구 집’ 등 지금은 종영한 여러 프로그램들의 공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쟁쟁한 프로그램들 사이에서 시청자들이 간절히 돌아오길 바라는 프로그램 ‘크라임씬’에 ‘학수고대 상’의 영광이 돌아갔다.

‘크라임씬’은 국내외 실제 범죄 사건을 재구성한 사건 속에서 출연자들이 진범을 찾는 롤플레잉 추리 예능으로 시즌1·2를 통해 마니아층을 만들며, 시청자들의 지적 욕구를 자극했다. 시청자들은 강력하게 새 시즌을 기다리고 있지만, ‘크라임씬’은 방송 준비에만 6개월 이상 소요된다는 것이 제작진의 전언. 그러나 ‘크라임씬’를 연출한 윤현준 CP는 “여건이 된다면 반드시 만들 프로그램”이라고 밝혀 시청자들은 희망의 끝을 놓지 않고 있다.

JTBC ‘슈가맨’ 포스터 / 사진제공=JTBC
JTBC ‘슈가맨’ 포스터 / 사진제공=JTBC
◆ 가수사전 상: ‘투유프로젝트-슈가맨’
‘투유프로젝트-슈가맨(이하 슈가맨)’의 시작은 유재석의 첫 JTBC 예능이었다. 하지만 그 끝은 추억 속에 설탕처럼 녹아있던 노래들과 그 노래의 주인공 ‘슈가맨’이었다. ‘슈가맨’이 소환한 슈가맨은 ‘아라비안 나이트’ 김준선부터 ‘맨발의 청춘’ 벅까지 총 84팀. 마치 슈가맨들을 모아둔 ‘신비한 가수사전’이라도 있는 것처럼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극하는 슈가맨들이 매주 2팀씩 출연했다.

‘슈가맨’은 파일럿 포함 총 41회 동안 노래가 가진 공감의 힘을 증명하며 ‘히든싱어’와 함께 JTBC를 대표하는 음악 예능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제작진은 지난 7월, 박수칠 때 떠났다. 유종의 미를 거둔 ‘슈가맨’은 시청자들 곁을 떠나며 언젠가 시즌2로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다. 시청자들은 ‘슈가맨’이 돌아와 그의 신비한 가수사전을 다시 한 번 펼쳐주길 고대하고 있다.

JTBC ‘마녀사냥’ / 사진제공=JTBC
JTBC ‘마녀사냥’ / 사진제공=JTBC
◆ 창조언어 상: ‘마녀사냥’
20~30대 청춘들의 연애와 성 이야기를 소재로 과감하고 솔직한 토크를 선보인 ‘마녀사냥’은 19금 토크쇼 역사에 한 획을 그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일상어까지 창조하며 강력한 영향력을 자랑했다.

초록빛 조명을 빛내는 정육면체 박스 ‘그린라이트’는 이성 간의 호감을 뜻하는 말이 됐다. 매년 ‘트렌드 코리아’를 집필하는 김난도 교수는 ‘그린라이트’를 2013년을 대표하는 10개의 신조어 중 하나로 꼽았다. ‘낮져밤이’는 개인의 연애 스타일을 요약한 단어다. ‘낮에는 지고 밤에는 이긴다’는 뜻의 이 단어는 출연진이 솔직하게 성에 관한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물꼬를 터주는 ‘공식질문’ 역할을 했다.

이밖에도 안타깝게 창조언어상을 놓친 프로그램으로 모창 가수의 격을 ‘모창 능력자’로 높인 ‘히든싱어’와 한때 인기를 끌었지만 지금은 종적을 감춘 가수를 ‘슈가맨’이라 부른 ‘투유프로젝트-슈가맨’ 등이 있었다.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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