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75t급 로켓엔진 2차 연소시험도 성공
국내 기술로 개발하는 한국형 발사체(KSLV-2)의 두 번째 75t 액체엔진(사진)이 145초 연소시험을 견뎌냈다. 이 엔진이 실제 한국형 발사체에 실리려면 143초 이상 안정적으로 불꽃을 내야 한다. 지난 7월 첫 시제 엔진이 시험에 성공한 데 이어 두 번째 엔진의 연소 시험이 성공하면서 국산 액체 엔진 기술이 내구성과 성능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지난 29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75t 액체엔진의 145초 풀듀레이션(지속 연소)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발표했다. 이날 낮 12시20분에 시작한 시험에서 엔진은 145초간 불꽃을 안정적으로 내뿜었다. 한국형 발사체는 3단형 로켓으로 개발된다. 75t 액체엔진 4개로 이뤄진 1단과 75t 액체엔진 1개로 제작한 2단, 7t급 액체엔진을 장착한 3단으로 구성된다. 연소시험을 시작한 75t급 액체엔진은 발사체를 우주로 밀어올릴 핵심 기술로 손꼽힌다.

현장에서 이처럼 엔진 개발이 착착 이뤄지고는 있지만 한국형 발사체 사업은 발사 일정조차 제대로 잡지 못한 채 불투명하게 진행됐다. 정부는 당초 내년 12월 75t 액체엔진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시험용 발사체를 발사한 뒤 2019년과 2020년 세 차례 한국형 발사체를 발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항우연은 올 7월 액체엔진에 연료를 공급할 산화제와 추진제 탱크 제작이 차질을 빚자 시험용 발사체 발사 일정을 10개월 늦춰달라는 보고를 올렸다. 미래창조과학부는 별도 전문가로 꾸린 검증단의 검토를 거쳐 일정을 결정하기로 했지만 위원회가 열리지 못했다.

배태민 미래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전문가 검증단 검토가 사실상 마무리됐고 12월 중 국가우주위원회를 열어 최종 연기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