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독일 폴크스바겐(VW)의 자동차판매 대수가 일본 도요타자동차를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라섰다.

배출가스 조작 스캔들에도 중국 시장에서 선전한 덕택이다.

30일 아사히·요미우리 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올해 들어 10월까지 전 세계에서 판매된 신차 대수를 집계한 결과 폴크스바겐이 도요타를 제치고 1위를 유지했다.

두 회사의 판매대수 격차는 13만대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사히는 연말까지 격차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작년까지 4년 연속 연간판매 대수 1위를 차지한 도요타가 기로에 서게 됐다"고 분석했다.

요미우리도 폴크스바겐과 도요타자동차의 판매대수 격차는 9월까지는 8만대였지만 10월 들어 더 벌어져 13만대가 됐다며 "폴크스바겐이 처음으로 연간 판매대수 1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양사의 1∼10월 신차판매는 폴크스바겐이 전년 동기 대비 2.6% 늘어난 847만9천대인 것에 비해 도요타는 0.1% 줄어든 834만6천대였다.

양사의 이런 차이는 주력시장에서 비롯됐다.

폴크스바겐은 전체판매의 40%를 차지하는 중국시장 판매가 올해 들어 16.6%나 늘었다.

중국 당국이 소형차에 대해 감세혜택을 주면서 시장 전체가 성장했다.

작년에 발각된 배출가스 조작 영향은 중국시장에서 거의 받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도요타는 전체의 20% 이상을 판매하는 미국시장 판매대수가 3% 줄어들어 고전했다.

저유가가 지속되면서 미국에서 소형차 대신 대형차 수요가 늘어나면서 소형차에 강점이 있는 도요타의 부진을 초래했다.

저유가로 연비가 높은 하이브리드차가 미국에서 외면받은 영향도 컸다.

이로써 폴크스바겐은 작년까지 4년 연속 연간 자동차판매 세계 1위를 차지한 도요타의 자리를 넘보게 됐다.

도요타가 자동차판매 세계 1위에 처음 오른 것은 2008년이다.

당시 미국 제너럴모터스(GM)를 제치면서 1위 자리에 올랐다.

이후 대규모 리콜 파문에 휩싸이며 1위 자리를 내주기도 했지만 2012∼2015년에는 4년 연속으로 1위 자리를 지켰다.

작년 자동차판매대수는 도요타가 1천15만대, 폴크스바겐은 993만대, GM은 984만대였다.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tae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