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손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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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오대환이 시청자들에게 그 이름과 얼굴을 제대로 알린 건 아마 MBC ‘라디오스타’를 통해서였을 것이다. 예능에 익숙지 않아 ‘청정’했던 그의 반전 면모에 많은 이들이 매력을 느꼈다. 그러나 오대환은 “앞으로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자제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유를 물으니 “여과 없이 말하는 성격 탓에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면 탈탈 털릴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의 솔직한 모습을 더 자주 볼 수 없다니 아쉬울 따름이지만, 그의 성정은 연기에서도 곧이곧대로 드러난다. 그는 매 캐릭터를 만날 때마다 자신의 이면에 숨은 모습들을 끄집어낸다. 꾸며내거나 만들어진 모습으로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캐릭터와 닮은 또 다른 오대환을 찾는 것이 그가 십 수 년 지켜온 철학이다.

솔직함이 무기인 배우 오대환의 이야기.

10. 데뷔 13년차다. 첫 연기는 무대에서였다.
오대환: 한참 연극이나 뮤지컬을 했을 때는 열정 하나로 했던 것 같다. 그때도 재미있는 역할 많이 했다. 남들 웃기는 것에는 자신이 있었다. 무대 동료들이 항상 ‘너 더럽게 웃긴다’고 했었다.(웃음) 본능적으로 연기했다.

10. 본능적으로 연기한다니, 타고난 배우다.
오대환: 계산해서 연기하는 스타일이 아닌 거다. 상황에 맞게 하는 거다. 컨디션이 좋을 때는 아이디어가 마구 떠오르는데 안 좋을 때는 또 힘들어 하기도 한다.

10. 한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미리 준비하는 과정이 있을까?
오대환: 일단 대본을 받으면 대사량을 체크한다. 대사가 많으면 긴장되고 떨린다. 애드리브를 잘하게 된 것도, 대사를 외우는 데 시간이 걸리는 편이라 그런 것도 있다. 캐릭터를 연구하기 보다, 이 캐릭터와 닮은 제 성향을 끄집어 쓰는 게 더 맞는다고 생각한다.

10. 쉽게 말했지만, 어렵게 느껴진다.
오대환: 사기꾼 역할을 맡으면, 물론 제가 사기꾼인 적은 없지만 친구들에게 거짓말을 했을 때 내가 어떻게 했는지를 생각하는 거다.

10. 악역 연기는 어떤 면을 끌어 올리는 건가?
오대환: 악역을 할 때도, 그런 상황에 있었을 때 내가 어떻게 행동할지를 생각해서 끄집어내는 거다. 그게 가장 저 다운 거니까. 오히려 재밌다. ‘38사기동대’하면서 개인적으로 치유를 받았다. 평상시에는 그렇게 큰 소리를 낼 수 없지 않나. 연기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기도 했다.(웃음) 기회가 된다면 악역을 좀 더 하고 싶다.

‘라디오스타’ 오대환 / 사진제공=MBC
‘라디오스타’ 오대환 / 사진제공=MBC
10. MBC ‘라디오스타’로 주목받았었다. 예능 출연 계획이 있나?
오대환: 없다. 아직 시기가 아닌 것 같다. 저는 솔직하고 직설적으로 이야기한느 스타일이다. 예능에 출연하면 탈탈 털릴 거다.(웃음) (서)인국이도 ‘형은 예능하면 큰일날 사람’이라고 했다. ‘라디오스타’ 이후에 여러 프로그램에서 섭외 요청이 들어왔는데 아쉽지만 거절했다.

10. 당시에 반응이 뜨거웠다. 온라인 반응도 챙겨 보는 편인가?
오대환: 저 대신 봐주는 친구들이 있다. 친구들이 좋은 기사가 있으면 전화해서 보라고 한다. 안 좋은 댓글이 달리면 보지 말라고 한다.(웃음)

10. 반응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인가?
오대환: 멘탈이 두부다.(웃음) 소심한 부분이 있다. 감수성이 예민한 편이다. 얼마 전에 슈퍼문을 보고 울었다. 술을 마시긴 했지만. ‘내가 달을 본 지가 언제지? 달이 이렇게 예쁘구나’ 이러면서.(웃음)

10. 의외의 모습이다.
오대환: 촬영장에서 애드리브를 했는데 아무도 웃어주지 않으면 살짝 패닉에 빠진다. 근데 대부분 한 분은 웃어주신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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