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 뉴스] 도로·앞차와 알아서 소통…4년 후엔 차 75%가 '커넥티드카'
지난 15일 인천 영종도 BMW드라이빙센터. SK텔레콤과 BMW코리아의 첫 5세대(5G) 이동통신 기반 커넥티드카 T5가 달리던 중 갑자기 멈춰섰다. 차량에 설치된 모니터에 ‘전방 장애물 주의’라는 경고 메시지와 함께 경고등이 켜졌기 때문이다. 그 순간 모니터에서는 앞서 달리던 차 전방에 고장난 차가 서 있는 모습이 떴다. T5를 시연한 가수 겸 카레이서 김진표 씨(39)는 “내 눈에 T5의 눈이 합쳐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T5는 언덕 때문에 시야가 가린 사각지대에 대한 정보도 실시간으로 전달했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운전자가 예상하지 못한 앞일까지 인지할 수 있다”며 “시야가 차량 앞 유리를 넘어 주행 범위 전역으로 확대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 모든 상황은 T5가 앞 차, 관제센터, 신호등, 도로, 위성, 드론(무인항공기) 등과 5G 인터넷망을 통해 연결됐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날 SK텔레콤과 BMW코리아는 2020년까지 5G 기반 커넥티드카를 상용화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2020년 전 세계 자동차 75%는 커넥티드카

커넥티드카는 정보기술(IT)을 접목한 자동차다. 양방향 인터넷, 모바일 서비스 등이 가능하다. 스마트폰과 집, 사무실, 도로망 시스템 등과 연계돼 외부에서 원격으로 시동을 켜고 끌 수 있다. 인터넷망에 접속해 멀티미디어 스트리밍,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도 이용할 수 있다.

무선 이동통신, 사물인터넷(IoT) 등 관련 기술의 발전으로 커넥티드카 시장은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머지않아 커넥티드카가 실제 도로에서 달리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시장조사기관 BI인텔리전스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전 세계 자동차 생산량 9200만대 중 75% 수준인 6900만대가 커넥티드카일 것으로 내다봤다.
[오토 뉴스] 도로·앞차와 알아서 소통…4년 후엔 차 75%가 '커넥티드카'
◆커넥티드카 개발 경쟁 나선 기업들

영역을 넓히는 커넥티드카 시장을 놓고 미래 먹거리 선점을 위한 기업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자동차 업체는 물론 정보통신기술(ICT) 업체까지 커넥티드카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대규모 정보를 빠르게 수집·분석·가공하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커넥티드카 개발에 앞장설 예정이다. 국내에선 3년 전 경기 의왕시에 빅데이터센터를 갖췄다. 해외 시장에서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 구이저우성에 첫 빅데이터센터를 구축했다. 독자적인 차량용 운영체제(OS) 개발에도 나섰다. 커넥티드카에 최적화한 소프트웨어 플랫폼 ‘ccOS’를 개발해 2020년 초연결 지능형 콘셉트의 신차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쌍용자동차는 지난 9월 커넥티드카 개발을 위해 LG유플러스, 인도의 테크마힌드라와 손잡았다. 차량에 LTE 통신 모뎀을 내장해 운전자에게 안전·보안 및 다양한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삼성전자는 미국 자동차 전자장비 전문기업인 하만을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커넥티드카 사업에 뛰어들었다. 인수 자금으로 80억달러(약 9조3600억원)를 들였다. LG전자는 지난 7월 독일 폭스바겐그룹과 커넥티드카 플랫폼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