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현대자동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전기차의 경제성 지표인 '전비(電費·전기차 연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미국 환경보호청(EPA)에 따르면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최근 복합 전비 136MPGe(Miles per gallon gasoline equivalent)를 인증받았다. 도심 전비는 150MPGe, 고속도로는 122MPGe다. MPGe는 휘발유를 쓰지 않는 전기차의 연비를 내연기관 차량과 비교하기 위해 미국에서 도입한 개념이다. 휘발유 1갤런을 넣는 데 필요한 비용으로 전기차를 충전했을 때 주행할 수 있는 거리를 의미한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전비는 2위인 BMW i3의 124MPGe보다 12MPGe 높았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전비라는 개념이 없어 전기차를 비교할 때 1회 충전 주행거리를 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용량이 큰 배터리를 많이 탑재할수록 늘어나는 것으로 차량의 경제성이나 에너지 효율과는 거리가 있는 개념이다. 예컨대 볼트 EV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238마일로 아이오닉의 124마일보다 길지만, 완충 시간은 볼트 9시간 30분(240V 기준), 아이오닉 4시간 25분이다. 아이오닉은 전비가 더 우수하여서 볼트보다 짧은 시간을 충전하고서도 더 많은 거리를 갈 수 있는 것이다.

에너지 효율이 중요한 이유는 전기차 충전이 무료가 아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4월 11일부터 전기차 급속 충전기를 유료화하면서 이용 시 kWh당 313.1원의 요금을 부과하고 있다. 최근에는 슈퍼차저 충전을 무료로 제공하던 테슬라가 내년부터 고객이 충전 요금을 내야 한다며 기존 정책을 뒤집기도 했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연간 연료비도 가장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EPA는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연간 예상 연료비를 500달러로 추정했다. 이는 BMW i3(550달러), 쉐보레 볼트 EV(550달러), 쉐보레 스파크 EV(550달러), 폭스바겐 e-골프(550달러), 닛산 리프(600달러), 미쓰비시 i-MiEV(600달러), 테슬라 모델 S(600달러)보다 낮은 금액이다. 현대차는 아이오닉의 전비가 우수한 이유로 모터와 배터리의 높은 효율을 꼽았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미국에 연내 출시할 계획이며, 오는 2018년 출시를 목표로 1회 충전 주행거리 300km 이상의 전기차를 개발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배터리 용량이 커질수록 충전 시간이 오래 걸리고 배터리 무게 때문에 에너지 효율은 떨어진다"며 "1회 충전 주행거리를 늘리면서도 충전 시간을 줄여나가는 기술이 앞으로 전기차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쉐보레 볼트 EV(119MPGe), 쉐보레 스파크 EV(119MPGe), 폴크스바겐 e-골프(116MPGe), 닛산 리프(114MPGe), 미쓰비시 i-MiEV(112MPGe) 등이 뒤를 이었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모델 S 60D는 104MPGe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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