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KBS2 ‘오마이금비’ / 사진=방송 화면 캡처
KBS2 ‘오마이금비’ / 사진=방송 화면 캡처
아역배우 허정은의 사랑스러움이 숱한 ‘랜선 이모’(인터넷 상의 이모)를 생산했다. 첫 등장부터 웃음과 감동을 자아내며 깊은 감성 연기를 선보인 것.

허정은은 16일 첫 방송된 KBS2 ‘오 마이 금비’(극본 전호성 연출 김영조)에 10살 꼬마 금비로 등장했다. 극중 금비는 함께 살던 이모가 갑자기 사라진 후, 아빠 모휘철을 찾아 온 당찬 소녀. 철없는 모휘철에 비해 생각도 깊고 똘똘한 금비는 자신을 무시하는 모휘철과 시종일관 티격태격하는가 하면 엄마를 생각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날 금비는 모휘철을 찾아왔지만 그는 이미 교도소에 갇힌 상태. 금비는 재판장에 찾아가 “보육원에 가기 싫다. 아빠랑 살게 해달라”고 사정했고 우여곡절 끝에 모휘철과 마주했다.

반 친구에게 물으며 행복한 부녀의 모습을 기대했지만 기대는 무너졌다. 사기꾼 모휘철은 금비의 존재를 부정하며 다른 곳으로 보낼 생각만 하는 것. 게다가 돈이 없는 상태로 금비를 데리고 고급 식당에 데려가 밥을 먹인 뒤, 식중독에 걸려 쓰러지는 것처럼 연기를 하라고 황당한 요구까지 했다.

철없는 아빠 곁에서 금비를 연기한 허정은의 활약이 더욱 빛났다. 기대했던 모습이 아닌 사기 인생을 사는 아빠를 한심한 듯 노려봤고, 자신에게 “이모가 그렇게 가르쳤냐”며 막말을 서슴지 않는 아빠에게 한 마디도지지 않고 “아저씨 엄마가 그렇게 가르쳤냐”며 말대답을 했다. 그러면서도 잠든 아빠의 얼굴과 자신의 얼굴을 번갈아 만지며 닮은 모습을 찾고 행복한 듯 웃었다.

허정은은 감정의 극과 극을 달리는 캐릭터를 이해하게 만들었다. 특히 많은 대사를 똑 부러지는 목소리로 내뱉는 모습은 어른아이 금비의 성격을 잘 보여줬다.

허정은은 전작 KBS2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말을 못하는 영은옹주를 연기, 대사가 많아야 표현할 수 있는 것도 많다고 연기관을 털어놨던 바. 앞으로 이어질 그의 활약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이날 방송의 하이라이트는 엄마 제사를 지내기 위해 아빠에게 몇 가지 과일을 사다달라고 부탁했지만 무시당해 상처를 받은 금비의 눈물이었다. 허정은은 실망과 분노에 찬 눈빛으로 아빠를 노려보다가 끝내 눈물을 떨어뜨리는 모습으로 보는 이들을 먹먹케 했다.

허정은은 단 한 회 안에서 코믹하고 당돌한 모습과 사랑스러운 눈웃음, 상처 받은 어린 소녀의 마음을 적절하게 표현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공개된 스토리에 따르면, 그는 극이 진행되면서 아동치매를 앓는 금비의 모습까지 연기할 예정. 첫 회만으로 안방극장을 따뜻하게 물들인 허정은의 연기가 계속해서 기대된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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