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배출권 사용…"무거운 RV 판매비중 증가 탓"

기아자동차가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온실가스 배출 기준을 2년 연속 충족하지 못했다.

기아차는 그동안 중·소형차 중심의 라인업 덕분에 강화된 배출 기준을 무난히 맞춰왔지만, 최근 미국에서 레저용 차량(RV) 판매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17일 EPA가 발간한 '승용차 온실가스 배출 기준'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형 기아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마일당 259g으로 집계됐다.

이는 EPA가 목표치로 제시한 목표치 247g/mi를 12g 초과한 수치다.

미국 정부는 2010년 온실가스 감축과 연비 개선을 목표로 한 새로운 규제안을 발표한 이래 매년 각 업체와 모델의 연비 및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조사하고 있다.

EPA는 업체마다 전년 대비 향상된 목표치를 설정하며 이를 초과한 업체는 그만큼 이산화탄소 배출권을 사용해야 한다.

배출권은 매년 조사에서 목표치보다 적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면 일정량이 적립되며 배출권이 부족하면 다른 업체로부터 살 수도 있다.

실제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2013~2015년 약 340만Mg(메가그램)의 배출권을 피아트크라이슬러(FCA) 등 다른 업체에 팔아 5억7천900만 달러(약 6천600억원)의 수입을 얻기도 했다.

기아차는 2015년형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 보유하던 배출권 중 약 164만Mg를 사용했다.

이미 충분한 배출권을 보유한 덕분에 다른 업체로부터 살 필요는 없었지만, 보유 배출권이 817만Mg로 줄었다.

기아차는 2014년형 조사에서도 목표치에 미달해 배출권을 사용해야 했다.

이번 조사에서 산업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EPA 목표치보다 7g 낮은 267g/mi로 집계됐다.

조사 대상 16개 업체 가운데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업체는 기아차 외에 FCA, 메르세데스, '디젤게이트' 조사를 받는 폴크스바겐 등 3곳이었다.

현대차의 배출량은 244g/mi로 EPA 목표치인 249g보다 낮았다.

기아차는 배출량이 늘어난 가장 큰 이유로 최근 레저용 차량(RV) 판매 비중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RV는 승용차보다 무거워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내뿜는다.

기아차 IR 자료를 보면 미국 판매에서 RV 비중은 2014년 27.6%에서 올해 1~9월 37.9%로 늘었다.

2015년 미국 전체 판매가 7.9% 증가한 가운데 세도나, 쏘렌토, 스포티지는 전년 대비 각각 152.3%, 13.4%, 25.1% 증가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blueke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