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이 한진해운의 알짜 자산을 인수하는 데 실패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14일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중인 한진해운의 미주~아시아 노선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SM(삼라마이더스)그룹을 선정했다. SM그룹이 제시한 입찰 가격과 고용 승계 조건이 현대상선보다 좋았다는 게 법원 측의 설명이다.

현대상선은 이번 결정으로 중장기 경쟁력 확보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한진해운의 알짜 노선을 인수해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계획이 무산되면서 중장기 비전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더구나 현대상선은 올 3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지난해 2분기부터 6분기 연속 적자다.

해운업계에선 SM그룹의 성장세를 주목하는 분위기다. SM그룹은 2013년 대한해운, 지난 9월 삼선로직스를 인수한 데 이어 이번에 한진해운 미주~아시아노선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종합 해운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번 인수 대상에는 한진해운이 보유한 롱비치터미널 지분 54%도 포함됐다.

다만 롱비치터미널은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진 스위스 해운업체 MSC의 결정에 따라 인수 여부가 갈린다.

우오현 SM그룹 회장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직후 전화 인터뷰에서 “한진해운보다 더 좋은 회사를 만드는 게 목표”라며 “이번 인수를 잘 마무리해서 회사를 단단하게 정비하고 열심히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 회장은 “롱비치터미널 지분도 최대한 가져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지은/이지훈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