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소속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공약 중 하나인 불법 이민자 추방군 창설은 없던 일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공화당 1인자’인 폴 라이언(위스콘신) 하원의장은 13일(현지시간) CNN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정부’의 이민정책 관련 질문에 “미국과 멕시코간 국경을 안전하게 지키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면서도 “(다만) 추방군 창설은 계획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도 그런 계획을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라이언 의장은 이어 “추방군 창설은 우리가 지금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게 아니다”면서 “우리는 현재 국경 안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그것이 어떤 다른 이민정책보다 앞서는 최우선 과제다. 우리는 먼저 누가 이 나라에 들어오는지를 알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정부 출범시 최우선 추진 법안은 국경강화법안”이라고 덧붙였다.

라이언 의장의 이같은 언급은 트럼프 당선인과의 회동 이후 나온 것으로, 그의 의중을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은 앞서 지난 10일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정권 인수인계를 위한 첫 회동을 한 직후 곧바로 의회를 방문해 라이언 의장, 매치 매코널(켄터키) 상원 원내대표 등 공화당 지도부와 취임 전후의 로드맵과 정책 구상을 협의했다.

라이언 의장의 이날 발언으로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후퇴 논란은 더욱 확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은 경선 과정에서 히스패닉 이민자들을 범죄자나 성폭행범으로 비유하면서 불법 이민자들을 막기 위해 멕시코 국경지대에 거대한 장벽을 세우고 추방군을 만들어 최대 1100만 명에 달하는 불법 이민자들을 모두 몰아내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이 가운데 장벽건설 공약은 이미 뒷걸음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핵심 측근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당연히 장벽을 건설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장벽건설에는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