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원 키위플러스 대표(왼쪽 네번째)와 직원들이 어린이용 스마트워치 ‘라인키즈폰’을 소개하고 있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서상원 키위플러스 대표(왼쪽 네번째)와 직원들이 어린이용 스마트워치 ‘라인키즈폰’을 소개하고 있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요즘 어린이들 사이에서 라인키즈폰으로 불리며 인기를 끌고 있는 어린이용 스마트워치 키위워치를 내놓은 회사는 직원이 30여명에 불과한 키위플러스라는 벤처기업이다. 올 4월 출시된 이 제품은 불과 6개월여 만에 약 10만대가 팔렸다. 쉬운 조작법, 하얀색의 깔끔한 디자인, 다양한 기능 등이 부각되며 입소문을 타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출신들 뭉쳐

키위플러스 창업멤버 대부분은 KAIST 삼성전자 LG전자 출신이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디자인 등 스마트워치를 제작하는 데 필요한 핵심 분야의 경력자들이 골고루 배치돼 있다. 특히 소프트웨어 분야에 강점이 있다.

창업자인 서상원 대표는 KAIST 전산학과 재학 중 두 차례 창업에 나섰다가 쓴맛을 봤다. 이에 굴하지 않고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던 2009년 클라우드 기술 업체인 아헴스를 창업한 뒤 2011년 이 회사를 KT에 매각했다. 클라우드와 데이터 분야를 10년 가까이 파고든 소프트웨어 전문가다. 그는 KT를 거쳐 LG전자에 재직 중이던 2014년 키위플러스를 창업했다. 처음에는 최대주주로 지분만 투자하고 자신의 KAIST 및 LG전자 후배들이 회사를 꾸려나갔으나 지난해부터 회사를 직접 경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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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워치 개발은 서 대표 본인의 경험에서 비롯됐다. 서 대표는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고 불안해하는 동료를 보면서 자녀 위치와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기기의 필요성을 절감했다”며 “어린이용 스마트워치 수요가 분명히 늘 것이고, 시장은 아직 초기라 승산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의 창업 계획을 듣고 KAIST 전산학과 박사인 진성욱 이사, 삼성전자 개발자 출신인 김현석 부사장, 삼성전자와 LG전자에서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이동현 이사 등이 합류했다.

이런 쟁쟁한 인물들이 모였지만 제품 개발이 쉽지만은 않았다. 꼬박 1년6개월 동안 매달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반의 스마트워치 시제품이 나온 게 지난해 8월께였다. 그런데 배터리 대기 시간이 채 두 시간을 채우지 못했다. 서 대표는 “대기 상태에서도 스마트워치 배터리가 두 시간을 버티질 못했다”며 “사업을 이대로 접어야 하나 싶을 정도로 눈앞이 캄캄했다”고 말했다. 샤오미 LG전자 등 대기업을 찾아가 조언을 구하고 소프트웨어를 최적화하는 데 3개월이 걸렸다. 두 시간도 못 가던 배터리 용량은 70시간(대기시간 기준)으로 대폭 늘었다. 올해 들어선 용량을 다시 100시간으로 늘려 지난 4월 KT 대리점을 통해 제품을 처음 출시했다.

◆세계 어린이를 위한 스마트워치

서 대표는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제품을 개발했다. ‘세계 어린이의 생애 첫 스마트 기기’가 되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지난해 말 라인프렌즈를 찾아가 제휴를 맺었다. 라인프렌즈와 손잡고 세계 어린이를 공략하기 위해서다.

키위워치는 초기화면에 아기자기한 라인 캐릭터가 등장한다. 키위워치에 대고 말을 하면 음성을 인식해 부모에게 전달된다. 고유 전화번호가 부여돼 전화도 가능하다. 가장 유용한 기능은 위치 추적과 자녀에게 보내는 메시지다. 부모가 키위워치 앱(응용프로그램)을 깔고 자녀의 위치를 등록하면, 설정된 위치에서 벗어날 때 부모의 스마트폰에 경고음이 울린다. 자녀가 성범죄자 등 위험인물이 있는 지역에 가면 자동으로 알람이 울리고, 부모가 앱으로 등록한 간단한 한글, 한자, 영어 공부도 할 수 있다. 서 대표는 “키위워치는 국내 최초로 안드로이드 OS를 기반으로 한 어린이용 스마트워치”라며 “기능과 디자인, 편의성으로 무장해 해외 시장으로 판매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