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의 양과 질을 결정하는 유전자가 발견됐다.

6일 NHK와 아사히(朝日)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쓰쿠바(筑波)대학과 일본 이(理)화학연구소, 미국 텍사스대학 연구진 등으로 구성된 국제연구팀은 쥐를 이용한 실험에서 수면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는 유전자 2개를 발견했다는 연구논문을 영국 과학지 네이처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이들의 연구결과는 졸음이 오는 구조를 밝히는 단서가 될 것으로 보여 수면장애 치료에 응용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포유류는 종별로 거의 일정한 수면량을 유지하면서 얕은 잠(렘수면)과 깊은 잠(논렘수면)을 반복한다.

렘수면은 논렘수면시에 이뤄지는 뇌의 기억정착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렘수면과 논렘수면 양쪽이 균형을 이룰 필요가 있다.

수면과 잠이 깨는 데는 쓰쿠바대학 야나기사와 마사시(柳?正史) 교수가 발견한 오렉신(orexin)이라는 물질이 관여한다는 사실이 알려졌으나 졸음이 오게 하거나 수면시간을 결정하는 구조는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있다.

연구팀은 6년 전부터 무작위로 화학물질을 이용해 인공적으로 유전자 변이가 일어나도록 한 쥐 8천 마리의 뇌파와 근전도(筋電圖)를 자세히 조사해 수면시간이 극단적으로 길어지는 쥐와 사람이 꿈을 꾸는 상태인 렘수면이 크게 적어지는 수면이상을 일으킨 2종류의 쥐를 만들었다.

수면장애를 일으킨 쥐의 새끼와 손자의 유전자를 조사한 결과 각각의 유형에서 특정 유전자에 변이가 일어난 사실을 확인했다.

세포 내의 정보전달에 관여하는 단백질을 만드는 'Sik 3' 유전자에 이상이 생기면 수면시간이 과도하게 길어지고 'Nalcn'유전자에 변이가 일어나면 렘수면이 짧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게놈 편집 기술을 이용해 정상인 쥐의 유전자에 같은 변이를 일으키자 마찬가지 수면장애가 일어났다.

'Sik 3' 유전자가 만드는 단백질이 깨어있는 시간의 누적량을 감지해 수면 스위치를 누르는 메커니즘에 관여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의 야나기사와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졸음이라는 블랙박스의 뚜껑을 여는 돌파구"라고 평가하고 "렘수면과 논렘수면이 바뀌는 구조를 밝히는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lhy5018@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