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종교개혁 500주년…가톨릭이 루터교를 만나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스웨덴에서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행사 개회식이 열렸다. 여기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참석해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역사상 교황이 루터교 창립 기념식에 참여한 것은 프란치스코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과 무닙 유난 루터교세계연맹의장은 가톨릭과 루터교과 화합하고 함께 나아가자는 내용을 담은 ‘공동의 길(a common path)’을 선언했다.

루터교는 국내에서 여타 개신교 종파에 비해 교인이 적어 매우 생소하다. 루터교는 독일의 전직 가톨릭 사제이자 신학 교수였던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에서 시작된 교파로써 그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

중세 말 교회는 매우 부패한 상황이었다. 로마 교황청은 돈을 지불하면 개인의 죄를 용서해주는 ‘면죄부(免罪符)’를 팔았다. 당시 교황 레오 10세는 면죄부 수입금을 성 베드로 성당의 건축비에 쓰기로 선포했다. 루터는 이런 교회의 부패에 항거해 면죄부 판매를 반박하는 등 ‘95개 조항’을 비텐베르크 성의 교회 문에 게시했다. 이를 계기로 종교개혁으로 확산됐으며 개신교를 탄생시키는 시발점이 됐다.

교황으로부터 파문을 당한 루터는 은거하며 어려운 라틴어로 쓰여진 성서를 독일어로 번역했다. 독일어 성서가 구텐베르크의 인쇄술 덕분에 빠르게 보급되어 사람들은 성서를 성직자의 해석을 거치지 않고 그들 스스로의 이성으로 이해하게 됐다. 왜 근대 ‘르네상스 시대’를 연 요인이 종교개혁과 활판인쇄술인지 알 수 있다.

전세계 각지에서 종교 갈등은 여전히 심각하다. 가톨릭과 루터교는 최근 50여 년에 걸쳐 꾸준한 대화를 통해 차이점을 극복하고, 상호간 신뢰를 쌓아왔다. 다른 종교들도 대화를 통해 갈등을 극복해 나갈 수 있을까? 당장은 어렵겠지만 화합을 향한 노력이 계속된다면 언젠가는 종교갈등이 없는 세상에서 서로를 이해하며 살고 있지 않을까.

고기완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 윤형준 한경경제교육연구소 인턴 junjun011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