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영국의 한 자동차 보험사가 운전자의 페이스북으로 성격을 파악해 보험료를 책정하기로 했다.

2일 영국 일간 더타임스와 가디언에 따르면 보험사 애드머럴은 운전 이력이 없는 초보자 가운데 동의한 고객을 대상으로 페이스북을 분석해 보험료에 반영한다고 밝혔다. '퍼스트카쿼트'(Firstcarquote)라는 이름이 붙은 이 계획에 따르면 보험사는 고객이 페이스북에 게시한 글과 누른 '좋아요' 등을 분석해 성격이 성실한지 살펴본다. 성실한 사람일수록 교통사고가 날 가능성이 적다고 예상한 것으로, 글 쓰는 스타일이 어떤지, 캘린더나 장부정리 앱을 잘 활용하는지 등도 분석 대상이다. 운전 이력이 없는 첫 운전자에게는 보험료 견적을 낼 때 적용할 만한 사고 기록 등이 없어 이를 통해 성향을 예측한다는 것이다.

애드머럴은 페이스북을 통해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보험료를 할증하지는 않는다면서 5∼15% 수준의 할인을 하는 데 쓰인다고 설명했다. 운전실력 분석을 위해 블랙박스와 유사한 제품을 쓰는 데 동의하면 추가 할인도 가능하다. 이 보험사의 데이터 분석학자 요시 보런스틴은 "성실함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단정한 사람일수록 높은 할인율을 적용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보험사가 고객의 인터넷 활동을 들여다보는 것은 사생활을 침해하는 것이며 이를 보험료와 연계하는 것은 결국 사고 위험이 더 크다고 판단되는 고객을 걸러내려거나 보험료를 더 물리려는 시도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애드머럴 측은 견적을 내는 과정에 고객의 아주 간단한 정보만 들여다보고 이때 모은 정보는 보험 계약이 유효할 때만 유지할 뿐, 다른 기관과 공유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계획을 확대할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다.

이 소식이 알려진 후 페이스북이 애드머럴이 회원들의 페이스북을 들여다볼 수 없도록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BBC 방송이 전했다. 페이스북 대변인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건 프라이버시 보호다. 페이스북에서 얻은 정보가 적격여부에 관한 결정에 사용되는 것을 금지하는 명확한 지침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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