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명품시대’] '빵의 본고장' 프랑스도 홀린 파리바게뜨…미국·중국 등 해외 매장만 240여개
국내 1위 베이커리 브랜드 ‘파리바게뜨’를 운영하고 있는 파리크라상이 창립 30년을 맞았다. 1986년 서울 반포동에서 문을 연 파리크라상은 당시 생소하던 프랑스 정통 빵을 국내에 선보여 소비자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1988년 이를 대중화하기 위한 브랜드 파리바게뜨를 선보여 10년 만인 1997년 업계 1위에 올랐다.

2004년 해외시장에 처음 진출해 프랑스 파리와 미국 맨해튼 등 5개국 주요 도시에 24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파리크라상은 외식 등의 분야로 사업을 확장해 지난해 매출 1조7200억원을 기록했다. 그 비결은 혁신이라는 평가다.

빵의 개념을 바꾸다

[프랜차이즈 ‘명품시대’] '빵의 본고장' 프랑스도 홀린 파리바게뜨…미국·중국 등 해외 매장만 240여개
파리바게뜨는 국내에서 간식으로만 여겨지던 빵을 주식으로도 소비할 수 있게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80년대까지 국내에서 빵은 슈퍼마켓이나 일반 제과점에서 단팥빵, 크림빵과 같은 간식빵 위주로 팔렸다. 일본식, 미국식 빵 위주였던 국내 제빵시장에 프랑스의 대표적 빵과 다양한 유럽풍 제품을 선보였다. 가맹점에서 빵을 직접 굽는 ‘베이크 오프 시스템’을 도입해 전국 어디서나 당일 구운 빵을 공급했다. 파리바게뜨는 국내 매장 수 3400여개, 하루 빵 생산량 400만개로 ‘국내 1위 프랜차이즈 빵집’으로 자리 잡았다.

파리바게뜨는 최근 10년간 제빵업을 수출산업 반열에도 올려놨다. 기술과 브랜드 중심의 프랜차이즈업으로 발전시켜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과 중국뿐 아니라 제빵 선진국인 프랑스에까지 진출해 한국 빵과 브랜드를 수출했다.

R&D 투자로 원천 기술 확보

[프랜차이즈 ‘명품시대’] '빵의 본고장' 프랑스도 홀린 파리바게뜨…미국·중국 등 해외 매장만 240여개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품질에 대한 열정은 남다르다. 제과·제빵에 대한 전문성을 기르기 위해 본인이 직접 미국제과제빵학교(AIB)에서 공부했다. 지금도 모든 제품을 직접 점검한다는 게 SPC의 설명이다.

SPC그룹은 1983년 국내 제빵업계 최초로 연구소를 설립했다. 파리크라상도 1997년 식품기술연구소를 발족해 연구개발에 힘썼다. 2012년에는 계열사별로 분리해 운영하던 연구개발 조직을 통합해 ‘이노베이션 랩’을 출범시켰다.

이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연간 500억원을 원천기술 확보에 쏟아붓고 있다. 이노베이션 랩은 매월 평균 500개 이상의 신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2013년 파리바게뜨가 선보인 무설탕 식빵이 대표적 성과다. 올 4월 국내 최초로 발굴한 제빵용 토종 천연 효모를 사용한 제품 개발에 성공해 파리바게뜨 천연효모빵 29종을 출시하기도 했다. 2004년에는 생산 능력과 물류 기능 확대를 위해 아시아 최대 규모 제빵공장인 SPL을 설립하고 평택공장을 준공했다. 이곳은 30여개 라인에서 하루 360개 품목, 약 415만개의 빵을 생산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일관된 품질의 휴면 반죽을 공급해 파리바게뜨 전국 매장 어디에서나 동일한 품질을 유지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해피포인트 회원 1800만

[프랜차이즈 ‘명품시대’] '빵의 본고장' 프랑스도 홀린 파리바게뜨…미국·중국 등 해외 매장만 240여개
파리바게뜨는 차별화한 마케팅으로 경쟁력을 확보했다. 직영점 브랜드는 ‘파리크라상’으로, 가맹점 브랜드는 ‘파리바게뜨’로 이름을 차별화했다. 제빵 선진국인 프랑스 수도 파리와 프랑스 빵을 대표하는 크루아상 및 바게트를 주요 주제로 삼아 세계 최고의 프랑스식 베이커리를 지향하겠다는 뜻을 담았다.

파리바게뜨는 1997년부터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케이크를 선물하는 내용의 TV광고를 제작해 방영했다. 2001년에는 ‘크리스마스에 남자는 빨간 코가 된다’라는 주제로 TV광고를 제작해 루돌프 사슴 코를 사은품으로 제공하는 등 크리스마스 마케팅을 했다.

2000년에는 멤버십 카드인 해피포인트 카드를 발급했다. 해피포인트 카드는 전국 매장에서 제품을 구입할 때 구매 금액의 5%를 적립해주고, 쌓인 포인트가 일정 규모(1000포인트) 이상이 되면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현재 회원 수가 1800만명에 달한다.

파리바게뜨 테이크아웃용 종이컵 ‘파리지앵(Parisien)’은 2013년 ‘레드닷디자인어워드’에서 본상을 수상했다. 파리지앵은 세계적인 인테리어 소품 브랜드 ‘알레시(Alessi)’ 디자이너로 잘 알려진 이탈리아의 스테파노 조반노니와 함께 고안했다.

2020년까지 미국에 350개 매장 운영

해외 진출에도 적극적이다. 2004년 중국, 2005년 미국, 2012년 베트남과 싱가포르, 2014년 프랑스에 진출했다. 중국에서는 2010년 중국 창더루에 1호 가맹점을 연 데 이어 2012년 100호점을 돌파했다. 베이징, 상하이, 톈진, 항저우 등 중국 주요 도시에 17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미국에서는 LA 한인타운에 1호점을 연 데 이어 2013년부터 뉴욕 맨해튼 주류시장 상권인 타임스스퀘어, 미드타운, 어퍼웨스트사이드 등에 진출했다. 올 5월에는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 파리바게뜨 호스테터점을 열며 가맹사업을 시작했다. 2020년까지 미국 전역에 350개까지 매장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2012년에는 베트남 호찌민에 글로벌 100호점인 ‘베트남 까오탕점’을 열었고, 같은 해 9월 싱가포르에 첫 점포를 개설했다. 2014년에는 국내 최초로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에 진출해 한국 식문화를 전파하고 있다. 2014년에는 빵의 본고장인 프랑스 파리에 진출했다. 2015년에는 파리 오페라 지역에 2호점도 선보였다. 파리바게뜨는 해외에서 총 240여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