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버스 시장은 중국, 인도, 브라질에 이어 글로벌 4위 규모를 자랑한다. 그동안 한국 정부의 인증 규정이 유럽과 달라 제품을 수입하기 어려웠다. 최근 몇 년 동안 인증 문제와 한국 소비자의 요청, 시장에 적합한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만트럭버스코리아가 국내 진출 15년 만에 1일 버스 시장에 진출했다. 지붕이 열리는 라이온스 투어링 버스 두 대를 서울시티투어버스 운영사인 허니문여행사에 납품한 것. 수요가 제한적인 차종인 만큼 즉각적인 매출 신장을 기대한다기보다 오랜 시간 준비해왔던 국내 버스 시장 진출이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더 강하다.

만트럭버스코리아는 지난해 3월 서울시와 MOU를 체결하고 저상버스 공급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정비 인프라 부족과 검증되지 않은 제품 안정성 등이 사업 추진에 발목을 잡았다. 1년 8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CNG 버스 공급 계획은 겉돌고 있다. 수입 브랜드의 한국 버스 시장 진출은 아직 요원한 걸까? 다음은 만트럭버스코리아 임원진들과 일문일답.

"만(MAN)의 유럽버스, 한국서도 통할 것이다"

-오픈-탑 관광버스의 장점은 무엇인가
"(이호형 만트럭버스코리아 트럭·버스 영업 총괄 이사)일반 관광버스와 개방형 2층 버스의 장점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 2층 버스의 경우 가격이 6억원대로 무척 비싸고, 승객들이 1층에 타는 걸 꺼린다. 그래서 새 제품은 플로어를 높여 1층과 2층의 중간 정도 높이를 확보했다. 또 개방형 2층 버스는 지붕이 없다보니 비가 오거나 추운 날씨에 운행이 어렵다. 오픈-탑 버스는 궂은 날씨에서 지붕을 닫아 보온성을 높일 수 있다. 또 승객 공간 뒤쪽 절반만 개방형 구조로 만들고, 앞쪽은 일반 버스와 같은 구조를 유지했다. 날씨와 기온에 대한 승객 반응이 다를 수 있어서다. 마지막으로 이런 부분은 국내 소비자들의 요청사항을 적극 반영해 개발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

-오픈-탑 형식의 관광버스는 아무래도 수요가 한정적일 것으로 보인다. 예상 판매대수는
"(막스 버거 만트럭버스코리아 사장)관광버스는 말 그대로 틈새시장(니치 세그먼트)이다. 한국 버스 시장에 첫 걸음을 떼면서 경쟁자들이 많이 진출하지 않은 시장을 골랐다. 우리도 어디에 수요가 많은 지 잘 알고 있다. 그래서 2017년에는 수요가 많은 CNG버스를 출시하는 게 목표다"

-버스에 대한 한국과 유럽의 니즈가 많이 다르다고 하는데
"(막스 버거 사장)유럽과 한국 소비자 사이에 근본적인 차이는 없다고 말씀드리는 게 맞을 것 같다. 그 보다 가장 큰 차이는 인증 규정 문제다. 예를 들어 한국에선 버스의 폭이 2.5m로 제한돼 있다. 규정 부분이야말로 한국 시장 진출을 결정하는 데 큰 장애물(허들)이었다"

-과거 이베코가 굴절버스를 서울에 투입했다가 여러 가지 문제로 철수한 바 있다. 당시 국내 버스 운영 환경이 유럽과 다르다는 점이 이유였다. CNG 버스 국내 도입을 위해 한국 환경에 대한 고려가 있었는지
"(이호형 이사)CNG 저상 버스 도입을 서울시와 벌써 2년 가까이 협의를 해오고 있다. 길이 12m의 3도어 버스로 구체적인 사항은 이미 검토를 마친 상태다. 몇몇 소비자는 스페인과 독일까지 와서 직접 제품을 확인했다. 이렇게 좋은 차를 빨리 한국에 가져와 승객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철저히 준비해서 들여오는 만큼 문제가 없을 것으로 확신한다"

"(막스 버거 사장)새로운 제품을 출시하기 전에 고객들의 의견이나 요청사항을 충분히 듣고 여기에 맞춰 들여오기 때문에 큰 무리가 없으리라 생각한다"

-그래도 과거 수입 브랜드의 실패 사례 때문에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막스 버거 사장)고객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걸 자랑하고 싶다. 한국 소비자의 눈높이가 높다는 걸 어떤 수입 브랜드보다 잘 알고 있다. 예를 들어 유럽산 버스의 에어컨 성능은 한국 소비자의 기대치보다 낮은 편이었다. 이런 부분을 잘 준비하고 있다"

"(다니엘 스트럭스 만트럭버스코리아 서비스부문 총괄 이사)기본적으로 국내에 출시되는 차에 필요한 부품을 완비하고 있다. CNG버스가 국내에 출시된다면 부품 수급에 문제가 없도록 완벽히 조치하겠다"

-서울시와 CNG 저상 버스 공급 계약을 맺은 게 지난해 3월이다. 서울시는 여전히 '검토 중'이라는 입장인데, 내년 출시가 가능할까
"(이호형 이사)간선 노선에 투입될 예정이다. 올해 5월까지 어느 정도 이야기가 정리된 상황이다. 버스조합에선 우리 제품을 100% 지지하고 있다. 또 서울시 뿐만 아니라 경기와 충청 지역에서도 요청이 있다"

-정규 대중교통 노선에 버스가 투입된다는 건 관광버스나 다른 제품과 또 다른 이야기다. 정말 많은 준비가 되어있지 않으면 자칫 시민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
"(스트럭스 이사)트럭부문과 서비스 환경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은 익히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다양한 맞춤식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차고지에 테크니션이 직접 나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제품도 고객에 맞추듯 서비스도 고객에 맞출 것이다"

-트럭 부문에서 지난해 볼보에 이어 수입 브랜드 2위를 한 걸로 알고 있다. 올해 판매 현황과 목표는
"(막스 버거 사장)올해도 볼보가 1등일 것이다. 2위 자리를 두고 만과 스카니아가 다루고 있다. 현재 상황에서 정확한 수치를 집계하긴 어렵지만 스카니아가 약간 물량이 더 많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만트럭버스코리아는 지난해 1,137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올해는 이미 10월에 1,200대를 돌파했다. 한국 시장에서 상당히 잘 해나가고 있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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