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궤양, 위식도역류증 치료에 쓰이는 프로톤 펌프 억제제(PPI) 계열의 제산제 장기 복용이 정자의 수 감소와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네덜란드 에라스무스대학 메디컬센터 연구팀이 PPI 제산제(프레바시드, 프릴로섹 등)를 복용하는 20~30대 남성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와 검사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영국의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이 31일 보도했다.

PPI 제산제를 6개월 이상 복용한 남성은 정자가 상당히 줄어들 가능성이 다른 남성에 비해 3배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들은 운동성(motility)이 활발한 정자의 수도 적었다.

그 이유는 PPI 제산제가 장내 환경에 변화를 일으켜 건강한 정자의 형성에 중요한 영양소인 비타민B의 결핍을 가져오기 때문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복용 기간이 6개월 미만인 남성은 대부분 정자가 건강했다.

이에 대해 영국 킹스 칼리지 런던(KCL)의 팀 스펙터 유전학 교수는 PPI 제산제는 비타민B를 만드는 장내 세균총(미생물 집단)을 교란시킨다고 밝혔다.

며칠 정도 복용하는 경우는 장내 세균총이 그에 적응하지만 오래 복용하면 장내 세균총의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영국의 경우 PPI 제산제 처방이 작년 55만 건을 기록했다.

PPI 제산제는 대부분 의사의 처방이 필요하지만, 약국에서 의사의 처방 없이 살 수 있는 종류도 있다.

PPI 제산제는 한 번에 계속 복용할 수 있는 기간이 최장 4주이지만 몇 달 심지어 몇 년씩 계속 복용하는 환자들도 적지 않다.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sk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