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추덕영 기자 ch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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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쌀한 바람이 옷깃을 파고든다. 늦더위가 물러간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어김없이 계절 변화는 찾아왔다. 설상가상 올해는 11월부터 때이른 추위가 찾아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태평양 수온이 평년보다 낮아지는 ‘라니냐’ 현상 때문이다.

기상청은 “라니냐 현상으로 11~12월 기온이 예년보다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11월부터 차가운 대륙 고기압이 일시적으로 확장해 추위가 일찍 시작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7월과 8월에는 열대 태평양 수온이 평년보다 0.4도, 9월에는 0.5도 낮았던 데다 10월 초부터 무역풍이 강해지면서 라니냐 발생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해양대기국(NOAA)도 최근 올겨울 라니냐 발생 가능성을 70%로 예고했다.

라니냐가 발생하면 지구촌 공기의 흐름에 변화가 생기면서 예상하지 못한 이상 기후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한국은 과거 사례를 살펴볼 때 기온이 평년보다 낮고 강수량은 적은 경우가 많았다.

라니냐는 이미 국제 곡물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설탕 주산지인 동남아시아와 호주에 극심한 장마가 이어지고 있다. 미주지역에는 가뭄이 들어 작황이 나빠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 따르면 지난 9월 이후 밀 값이 14.7% 올랐고 옥수수 값도 18.6% 상승했다.

증권가도 라니냐로 인한 날씨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때이른 추위로 겨울 특수와 관련한 종목이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경제TV 와우넷 전문가인 한옥석 파트너는 “난방 의류 에너지 등의 업종군이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 밖에 밀이나 옥수수 같은 여러 농산물에 분산 투자하는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TIGER농산물선물(H)’ 등도 주목받고 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