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Getty Images Bank
‘라니냐’ 현상으로 인해 예년보다 추운 겨울이 예고되자 증권가도 관련주 찾기에 분주하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 11월과 12월 평균 기온은 평년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평년보다 따뜻했던 작년 겨울과는 반대로 한파가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에너지와 유틸리티, 의류 업종 관련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에너지 업체들은 ‘따뜻한 겨울’

대표적으로 난방유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예측이 나오면서 에너지업체들의 수혜가 기대된다. 작년에는 라니냐와 반대인 엘니뇨 효과로 평년보다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며 난방유 소비가 위축됐다. 노우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라니냐 발생으로 난방용 중질유 수요가 작년보다 2.9% 증가할 전망”이라며 “중질유 제품 생산 비중이 30% 이상에 달하는 국내 정유사들이 올 4분기부터 정제마진 증가 효과를 누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추천주로는 SK이노베이션을 꼽았다.

추워질수록 '뜨끈해질 수익률'…경동나비엔·삼립식품·진도 등 주목
유틸리티 업종의 강세도 예상된다. 과거 강추위가 나타났을 때도 한국가스공사와 삼천리 예스코 E1 부산가스 등이 강세를 보였다. 이들 종목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3~0.4배 수준으로 저평가돼 있는 만큼 저평가 매력도 같이 갖췄다는 평가다.

보일러업체 경동나비엔은 강추위 전망에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9월 이후 20%가량 올랐다. 한국경제TV 와우넷 전문가인 이석우 파트너는 “난방 수요가 늘 경우 좋은 실적이 기대된다”며 경동나비엔과 오텍을 관심주로 꼽았다.

경동나비엔은 가스보일러가 매출의 절반을 차지한다. 경동나비엔은 올해 실적 개선 기대도 크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535억원으로 작년(242억원)의 두 배가 넘는다. 영업이익률도 4.73%에서 9.05%로 향상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허리 편 의류주 반등할까

한동안 하락세를 보이던 의류주도 반등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하락세였던 코스피섬유·의복업종지수는 최근 한 달간 8% 가까이 상승하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 기간 신세계인터내셔날 LF 등 주요 의류주 주가도 10%가량 올랐다. 의류업종은 여름 옷보다 겨울 옷의 이익률이 더 높기 때문에 추운 겨울 날씨의 수혜를 받는다. 최근 그동안 의류주에 큰 부담을 주던 유니클로 H&M 자라 등 글로벌 제조·직매형 의류(SPA)의 성장세가 꺾였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국경제TV 와우넷 전문가 이상엽 파트너는 진도를 추천주로 꼽았다. 진도는 국내 시장점유율 1위의 모피업체로 ‘진도모피’ ‘엘페’ ‘우바’ ‘끌레베’ 등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겨울 상품 비중이 높기 때문에 성수기인 10월~2월 매출이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주요 원재료인 모피 원피 가격이 하락해 수익성 개선 가능성도 높다. 그 밖에 대현과 영원무역도 추천 의류주에 포함됐다.

이 파트너는 호빵으로 유명한 삼립식품도 추운 겨울 수혜주로 추천했다. 삼립식품은 햄버거 브랜드 ‘쉐이크쉑’의 인기와 식자재유통 자회사 ‘삼립GFS’의 고성장에 힘입어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다.

곽지문(인천여우) 파트너는 유가 반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올초 배럴당 25달러까지 떨어졌던 두바이유는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 합의 기대에 힘입어 50달러 선까지 올랐다. 곽 파트너는 중동경기 개선으로 건설주들의 해외 수주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며 현대건설과 GS건설을 유망주로 선택했다. 전문가들은 이 밖에 바깥 활동을 자제하고 집에서 쇼핑하려는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예상에 인터파크와 CJ오쇼핑도 수혜주로 꼽았다.

다만 라니냐는 국내 음식료주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농산물을 수입해 원재료로 쓰기 때문에 농산물 가격이 오르면 이익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2007년과 2010년 라니냐가 발생했을 때 주요 식음료 기업들의 주가는 약세를 보였다. 가격이 낮을 때 사놓은 재고가 연말까지 충분하기 때문에 당장 스프레드(원료가와 제품가 차이)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