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영화 ‘럭키’에서 열연한 배우 이준이 2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텐아시아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영화 ‘럭키’에서 열연한 배우 이준이 2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텐아시아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영화 ‘럭키’가 승승장구 중이다. 극 중 무명배우 재성 역을 연기한 이준은 엉망으로 기른 수염과 정돈되지 않은 헤어 그리고 망가진 몸으로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다. 자살을 시도할 정도로 피폐한 삶을 살았던 재성에게 최대한 감정을 이입했다. 근육을 빼고 몸에 민소매 자국이 나는 촌스러운 태닝도 마다하지 않았다. ‘럭키’의 승승장구에는 분명 유해진의 힘이 컸다. 그러나 유해진과 함께 영화를 이끌었던 이준의 매력 역시 빛났다. 가장 망가졌지만 가장 큰 호응을 받고 있는 이준에게 영화 속 뒷이야기를 들었다.

10. ‘럭키’에 참여하게 된 이유는?
이준 : 시나리오를 보면서 ‘현웃’(현실 웃음)이 터졌다. 글을 보고 웃기가 쉽지 않지 않나. 굉장히 재미있어서 역할에 상관없이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10. 유해진의 열연만 기억해주는 것 같은 생각은 안 드는지?
이준 : 나는 상관없다. 관객들이 본 게 진짜다. 관객들이 그렇게 생각하면 그게 맞다. 같이 출연한 것 자체가 기쁘다. 서운하지는 않다.

10. 이준이 맡은 재성은 형욱(유해진)의 삶을 탐냈다. 가장 고민이 됐던 부분은?
이준 : 시나리오 자체가 재성의 부분이 쳐질 수 있는 경향이 컸다. 그게 걱정이 됐다. 웃음 포인트가 유해진 선배에게 집중됐다. 감독님과 어떤 상황에 치중되지 않게 잘 해보자고 마음먹었는데 많이 치우쳐진 것 같다.(웃음) 재성 캐릭터 자체가 나쁘다. 범죄자다. 호감을 살수가 없다. 범죄 행위를 저지르고 후반부까지도 정신을 못 차린다. 도덕적으로 옳지 않지만 그래도 관객들이 귀엽게 봐줄 수 있게 순화시키자고 마음먹었다. 그것이 감독님과 나의 목표였다. 리뷰를 보니까 그게 잘 안 된 것 같아 아쉽지만 후회하지는 않는다.

10. 현장에서 생각나는 유해진의 조언이 있다면?
이준 : 같이 만들어가는 것이 컸다. 내가 무용과를 나왔는데 만약 연극영화과를 가면 이런 기분이겠구나 싶었다. 같이 회의도 하고 아이디어를 주고받았다. 그런 작업들이 좋았다.

영화 ‘럭키’에서 열연한 배우 이준이 2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텐아시아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영화 ‘럭키’에서 열연한 배우 이준이 2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텐아시아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10. ‘럭키’에서 가장 망가진 몸 상태를 보여줬다고.
이준 : 내가 뺄 수 있는 최대한을 근육을 뺐는데 영화를 보니까 몸이 그렇게 안 좋아 보이지는 않더라. 가슴라인이 파져있었다. 2008년도에 영화 ‘닌자어쌘신’ 촬영 당시 운동을 엄청 많이 했다. 그 이후로 살을 빼게 되면 부피는 작아져도 몸의 선들은 살아있다. 그래서 영화를 찍을 때 일부러 배를 내밀고 찍었다.

10. 망가진 스타일링도 직접 생각한 건가?
이준 : 그렇다. 수염이나 머리스타일, 손톱까지 길렀다. 선탠을 해서 민소매 자국을 몸에 만들었다. 의욕도 없고 누워만 있는 인물이다 보니까 원형탈모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헤어팀이랑 몇 시간 동안 머리를 파내기도 했다.(웃음) 화면에서는 잘 나오지 않았지만. 재성이 목을 매다는 첫 장면에 공을 많이 들였다. 여러 가지 버전으로 촬영했다. 내 겨드랑이 냄새를 맡고 토하고, 민소매로 코를 파고 눈물을 닦고. 아이디어를 많이 냈다. 울기도 엄청 울었다. 그렇게 촬영한 뒤에 눈이 잘 떠지지가 않더라.

10. ‘럭키’에서 임지연과 연인으로 호흡을 맞췄다.
이준 : 집이 가까워서 몇 번 만났는데, 예상외로 너무 친해졌다. 친구끼리 진지한 연기를 해서 가끔씩 웃길 때가 있었다. 그런 어려움이 있었다. 장난도 많이 쳤다. 지금까지 작업했던 여배우 중에서 제일 장난을 많이 쳤던 것 같다. 임지연이 잘 받아줘서 계속 쳤던 것 같다.(웃음)

영화 ‘럭키’에서 열연한 배우 이준이 2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텐아시아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영화 ‘럭키’에서 열연한 배우 이준이 2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텐아시아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10. 무명배우 역할이었던 만큼 영화 ‘배우는 배우다’가 떠올랐을 것 같은데?
이준 : ‘럭키’와 ‘배우는 배우다’의 마지막 장면이 비슷하다. ‘럭키’ 촬영하면서 당시 느낌을 많이 받았다. 다만 ‘배우는 배우다’는 날카롭고 딥한 느낌이었다면 ‘럭키’는 더 가볍고 유쾌한 느낌이 강했다.

10. 실제로 삶이 바뀌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이준 : 장난으로 말하자면 만수르.(웃음) 돈이 많지 않나. 그런데 실제로는 바뀌고 싶지 않다. 내가 바뀌고 싶은 그 사람도 스트레스가 있을 텐데. 내 스트레스로 만으로도 벅차다. 누구를 부러워하지도 않는다. 내 스스로 만족하는 삶을 살고 싶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