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들이 해외 바이오 벤처기업 발굴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차세대 바이오 기술을 확보한 해외 벤처기업을 선점해 경쟁력을 키우려는 전략이다.

동아에스티는 스웨덴 바이오 벤처기업 비악티카와 차세대 항암제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 및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고 26일 발표했다. 계약에 따라 동아에스티는 비악티카가 발굴한 초기 신약 후보물질은 물론 공동 연구를 통해 추가로 개발할 물질에 대한 글로벌 독점권을 확보하게 됐다. 두 회사는 신약 후보물질의 전임상과 임상시험 등 연구개발(R&D) 전 과정을 함께할 계획이다. 비악티카는 유전자 발현과 이를 조절하는 단백질 기능을 연구하는 후성유전학에 기반을 둔 차세대 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미국 유럽 등 제약·바이오 콘퍼런스 등을 통해 유망 해외 바이오 벤처기업과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강수형 동아에스티 사장은 “항암제 분야를 강화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종근당은 지난 24일 이스라엘 바이오 벤처기업 캔파이트가 개발하고 있는 간세포암 치료제 ‘CF102’의 국내 독점 판매를 맡기로 했다. CF102는 캔파이트가 미국 유럽 이스라엘에서 임상시험 2상을 하고 있는 치료제다.

지금까지 국내 제약사들은 다국적 제약사 제품을 도입해 판매하는 데 집중했다. 하지만 다국적 제약사들의 신제품 출시가 더뎌지는 데다 이익률도 점점 떨어지고 있다. 다국적 제약사의 제품을 독점 판매했더라도 계약이 종료되면 경쟁 제약사에 판권이 넘어가 손해를 보는 일이 흔하다. 업계 관계자는 “유망 바이오 벤처기업과 개발 전 단계부터 협업하면 더 유리한 조건에 계약을 맺을 수 있다”며 “바이오 기술에 대한 안목이 생긴 것도 해외 바이오 벤처기업 발굴에 나서게 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