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판매목표 달성 어려울 듯…4분기 신차·SUV·고급차 총력

현대자동차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년 연속 판매목표 달성에 실패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올해 들어 심각한 판매 부진을 겪고 있는 현대차는 남은 4분기에 국내 시장에서 6세대 신형 그랜저 출시와 해외 시장에서 SUV 판매 확대, 고급차 제네시스 브랜드의 판매 본격화로 목표 달성에 총력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재경본부장 최병철 부사장은 26일, 3분기 경영실적 발표 후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글로벌 판매목표 달성 가능성을 물은데 대해 "러시아, 브라질과 주요 수출지역인 아시아와 중동의 경기둔화 지속에다 3분기 국내 공장의 파업 장기화 영향까지 겹쳐 올해 계획한 판매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정몽구 회장은 연초 현대기아차의 연간 판매목표를 전년도 목표였던 820만대보다 7만대 낮춘 813만대로 잡았지만, 이마저도 달성하기 힘들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에도 801만5천745대를 판매해 연간 목표이던 820만대 달성에 실패했다.

특히 '맏형'격인 현대차의 판매부진이 더 심각하다.

현대차의 1∼9월 누적 판매실적은 전년 대비 1.7% 감소한 347만7천911대로 연간 목표 501만대의 69.4% 수준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4분기에 전세계에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는 SUV와 판매단가가 높은 고급차 제네시스 브랜드의 판매를 늘리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SUV의 경우 특히 투싼과 싼타페, 크레타에 거는 기대가 크다.

최 부사장은 "해외는 미국 공장의 싼타페 생산과 러시아 공장의 크레타 투입으로 SUV 비중 확대를 추진 중"이라며 "대부분의 시장에서 성장세를 보이는 SUV 판매 확대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지역별로 보면 중국 시장에서는 연말 종료 예정인 구매세 인하 효과를 최대한 활용하고 이번달 출시한 베르나의 신차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미국에서는 승용차 부문 판매 회복을 위해 고객들이 선호하는 핵심사양들을 장착하는 밸류 패키지를 적용하고 다양한 파생모델을 투입해 상품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G80과 G90의 성공적인 출시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계획이다.

신흥시장에서는 판매 호조를 보이는 크레타로 소형 SUV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러시아는 지난 8월 출시한 크레타, 브라질은 HB20 사양개선모델, 아시아와 중동은 SUV 판촉 강화에 각각 집중할 계획이다.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 종료 후 소비절벽에 직면한 내수 시장에서는 5년만에 풀체인지(완전변경)돼 11월 중순 출시되는 신형 그랜저의 판매에 '올인'한다.

구자용 IR담당 상무는 내수 판매 전략에 대해 "파업에 따른 공급 차질로 판매하지 못한 G80과 EQ900을 필두로 지난 8월 출시한 i30, 곧 출시할 신형 그랜저를 통해 신차 모멘텀을 살릴 계획"이라며 "SUV는 투싼, 싼타페를 통해 판매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부사장은 "판매목표 달성이 쉽지는 않겠지만 4분기에 모든 역량을 결집해 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임금협상이 마무리됨에 따라 생산 차질을 만회하기 위한 국내 공장 특근을 실시해 가동률 상승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yjkim8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