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에스티·일양약품·카이노스메드 등 연구개발 중
"근본적 치료제 없는 반면 발병률은 높아 성장 가능성 충분"

고령화 시대 대표 질환이면서도 근본적 치료제가 없는 파킨슨병을 놓고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의 연구개발이 활발하다.

지금껏 없던 작용기전의 약물을 개발하거나 기존 의약품 또는 천연물의 치료 가능성을 확인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연구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25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현재 파킨슨병 관련 치료제를 개발 중인 회사는 동아에스티, 일양약품, 카이노스메드, 부광약품 등이다.

이 중 동아에스티는 파킨슨병 치료 신약 'DA-9805'를 연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 2상 신청할 계획이다.

DA-9805는 동아쏘시오그룹 총수인 강신호 회장이 센터장을 맡은 동아치매센터에서 개발한 천연물 신약 후보이다.

모란 뿌리껍질로 만든 목단피 등을 주성분으로 한다.

현재 동아에스티 측은 임상 1상을 면제받고 임상 2상부터 진행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FDA는 충분한 사용 사례와 안전성, 효능이 확인된 천연물 신약 물질에 대해 임상 1상을 면제해주는 제도를 운용 중이다.

회사 측 관계자는 "현재 임상 2상부터 시행할 수 있도록 신청서를 준비해 연내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양약품은 시판 중인 백혈병 치료제 신약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하고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일양약품에 따르면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성분명 라도티닙)의 동물실험 결과, 라도티닙은 파킨슨병 발병의 주요 인자인 '알파시누클레인' 응집을 감소시켰다.

회사 측은 라도티닙이 오랫동안 시판돼 안전성이 입증된 만큼 임상 효과만 입증되면 치료제로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약개발기업 카이노스메드는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파킨슨병 치료제의 임상 1상을 승인받았다.

카이노스메드의 경우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작용기전의 신약으로 승부를 본다는 계획이다.

카이노스메드의 신약 후보물질 'KM-819'는 도파민 분비 신경세포의 사멸을 억제해 파킨슨병의 근본적 원인 자체를 조절한다.

파킨슨병은 도파민 분비 신경세포가 점차 소실돼 발생하는 신경계 퇴행성 질환이다.

떨림, 경직, 운동성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부광약품은 자회사인 콘테라파마를 통해 파킨슨병 관련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부광약품은 파킨슨병 환자에게 나타나는 운동장애(LID)를 치료하는 'JM-010'을 개발해 현재 유럽에서 임상 1상을 하고 있다.

LID는 파킨슨병 표준 치료제인 '레보도파'를 장기간 투여하는 환자의 60~70%에게 나타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측은 올해 임상 1상을 마치고 내년에 한국과 미국에서 임상 2상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처럼 제약업계가 앞다퉈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에 나서는 것은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파킨슨병은 알츠하이머 다음으로 빈번하게 발생하는 대표 고령 질환이면서도 근본적 치료제가 없어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개발만 완료되면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도 노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킨슨병 치료제 세계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36억 달러며, 2022년에는 53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대한 파킨슨 및 이상운동질환 학회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630만명의 환자가 파킨슨병을 앓고 있다.

국내 파킨슨병 환자는 2010년 6만2천300명에서 2014년 8만4800명으로 5년 새 36% 증가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jand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