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판타스틱’ 화면 캡처 / 사진=JTBC 제공
‘판타스틱’ 화면 캡처 / 사진=JTBC 제공
모든 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결말이었다. 통증 가득한 시간이었지만 살아있음을 축복했다. 소중한 사람들의 얼굴을 기억하고 함께 하기로 했다.

JTBC ‘판타스틱’(극본 이성은, 연출 조남국)이 22일 종영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이소혜(김현주)의 힘겨운 암 투병기가 이어졌다. 저혈압 쇼크로 쓰러진 이소혜는 섬망 증세 때문에 결혼한 류해성(주상욱)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했다. 죽 한 모금 넘기기도 힘겨운 상황이었다. 그는 “이정도 살았으면 됐다”면서 고통을 호소했다.

이후 수술을 받은 그가 위독한 상황에 놓이는 모습을 뒤로 드라마는 1년 후로 넘어갔다. 당연히 이소혜가 죽은 줄 알았지만 그는 죽지 않았다. 이소혜와 친구들은 홍준기(김태훈)의 1주기에 모였다. 이소혜는 “이 통증 가득한 시간을 포기하지 않기로 했다. 아프고 괴로웠지만 살아있다는 것보다 더 큰 축복은 없다”며 미소를 지었다.

메시지는 분명했다. 살아있는 것 자체가 축복이었다. 아무리 힘겨워도 고통 가득했고 이 소중한 삶을 포기하지 않은 이소혜의 모습은 많은 이들의 입가에 미소를 자아냈다.

‘판타스틱’은 처음부터 이소혜가 시한부를 선고받고 그 과정을 어떻게 그려낼지 관심을 모았다. 시한부는 그동안 수많은 작품에서 다뤄져왔던 이야기다. 다소 뻔해보이는 소재였지만 ‘판타스틱’의 접근 방식은 달랐다. 울고 짜는 신파 따위는 거부하고 즐거운 오늘만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JTBC ‘판타스틱’ 포스터 / 사진제공=에이스토리
JTBC ‘판타스틱’ 포스터 / 사진제공=에이스토리
물론 죽음에 대한 공포가 이소혜만 빗겨갈 수는 없었다. 일만 죽도록 하고, 사랑을 말하지 못하고, 절친한 친구들을 일찌감치 찾지 못하고, 여행을 가지 못하고… 후회 가득한 일들만 놓여있었다. 하지만 이소혜는 하나 둘씩 자신이 원하는 걸 찾아갔다.

이소혜에게 시한부 선고를 내린 의사 홍준기 역시 “어차피 인생은 시한부”라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파했다. 암 선고를 받은 홍준기는 이소혜와 시한부 메이트로 유쾌한 웃음을 전했다. 앞서 죽음을 맞이한 홍준기는 눈물 대신 웃음이 넘치는 장례식을 열었다. 홍준기의 유쾌한 아듀파티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지인들에게 행복하게 안녕을 고했다.

이처럼 ‘판타스틱’은 ‘시한부=눈물’이라는 클리셰를 깨부수는 파격적인 이야기로 오늘만 사는 일이 얼마나 판타스틱한 일임을 보여줬다. ‘웰 다잉'(well-dying)에 대한 화두까지 던지며 드라마는 의미 있는 결말을 맺었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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