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법인세 세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지역은 부산·울산·경남지역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세 세수는 경기·인천지역에서, 부가가치세 세수는 서울지역에서 가장 많이 증가했다. 세금이 올 들어 전년 대비 20조원 넘게 걷히고 있는 가운데 우량 공기업 이전 등으로 지역별 차별화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우량 공기업 덕에…부산·울산·경남 법인세 증가액 1위
◆법인세수는 부산청 1위

21일 국세청이 이종구 새누리당 의원실에 제출한 ‘2016년 지방국세청별 세수증감 내역’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7월까지 법인세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지방국세청은 부산·울산광역시와 경상남도, 제주도를 관할하는 부산청이었다. 작년 7월까지 3조9818억원이던 부산청 법인세수는 올해 같은 기간 5조7357억원으로 1조7539억원(44.0%) 늘었다.

서울지방국세청의 법인세수는 같은 기간 1조6070억원,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 전라북도를 관할하는 광주청의 법인세수는 1조3027억원 늘어나면서 금액 기준으로 각각 2위, 3위를 차지했다.

지방청들의 법인세수가 올해 전반적으로 늘어난 것은 2015회계연도의 기업 이익이 전년도에 비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의 세전순이익은 2014년 53조4000억원에서 작년에 63조3000억원으로 10조원 가까이 늘었다. 작년 이익은 올해 3월 법인세수로 잡혔다.

◆우량 공기업 이전 효과 본격화

일부 지역은 초우량 공기업이 해당 지역으로 이전한 효과를 톡톡히 보면서 세수 증가폭이 한층 커졌다. 부산청과 광주청이 대표적이다. 부산청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작년 4월 경기 분당에서 경남 진주로 이전한 덕을 봤다. LH는 지난해 1조4712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법인세 약 4000억원을 올해 3월 부산청에 납부했다. 여기에 한국남동발전(진주), 한국남부발전(부산) 등 발전회사 영업이익이 지난해 유가 하락 등으로 전년보다 2~3배 급증해 부산청 법인세수 실적에 보탬을 줬다.

광주청 법인세수 증가는 전남 나주에 본사를 둔 한국전력의 실적 개선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한전 영업이익(개별 기준)은 2014년 1조6737억원에서 작년 4조4253억원으로 급증했다. 이를 반영해 한전 법인세 납부액은 작년 0원(이월결손금 공제로 법인세는 내지 않음)에서 올해 1조2380억원으로 늘었다.

◆소득·부가세수는 여전히 수도권

소득세와 부가가치세는 올 들어 서울청과 중부청을 중심으로 가장 많이 늘었다. 중부청 소득세수는 작년 1~7월 8조7396억원에서 올해 같은 기간엔 11조329억원으로 2조2933억원 늘어 증가액이 가장 많았다. 이어 서울청 소득세수가 15조7342억원에서 17조5545억원으로 1조8203억원 늘어 두 번째로 증가폭(금액 기준)이 컸다.

부가세수는 서울청이 증가액 1위였다. 올 들어 7월까지 11조687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8조6371억원)보다 3조499억원 더 걷혔다. 중부청의 부가세수는 4조778억원에서 6조1887억원으로 2조1109억원 늘어 2위였다.

소득세와 부가세수가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크게 증가한 것은 이 지역에 거주자와 기업(자영업 포함)이 가장 많이 몰려 있기 때문이다. 세무업계 관계자는 “법인세는 경기 상황에 따라 세수 변동폭이 크지만 소득세와 부가세는 거주자와 사업자가 많은 곳을 중심으로 상대적으로 꾸준하게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이상열/김재후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