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유진 기자]
‘한끼줍쇼’ 포스터 / 사진제공=JTBC
‘한끼줍쇼’ 포스터 / 사진제공=JTBC
행님과 아우를 기대했다면 큰 오산이다. ‘귀차니즘’ 이경규와 ‘진행강박’ 강호동이 23년만에 만났다. 국내 최초 서로가 ‘불편한’ 예능 듀오가 탄생했다.

JTBC ‘한끼줍쇼’ 첫 방송에서는 첫 번째 미션지로 향한 이경규와 강호동의 모습이 그려졌다. 오랜 방송 경력을 자랑하는 두 사람이지민, 짜여진 상황이나 대사가 없자 무척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경규와 강호동의 만남은 매순간 빵빵 터지는 재미를 기대하게 했지만, 예상과 달리 두 사람은 서로를 어색해했고 불편해했다. 과거 이경규가 씨름선수 출신 강호동을 연예계로 이끌어 오랜 인연이 시작됐지만 두 사람의 방송 스타일은 극과 극을 보여줬다.

방송 전 강호동은 이를 예상한듯 제작진과의 미팅에서 “이경규가 불편하다. 형님과 나는 방송 스타일이 맞지 않는다”고 고백한 바 있다. 이경규 역시 첫 만남부터 자신을 살갑게 맞는 강호동을 어색해해 새로운 재미를 안겼다.

각자 이름이 끝자리를 따 ‘규동 형제’로 불리게 된 두 사람은 7시간 동안 망원동 동네를 헤매며 티격태격했다. 강호동이 뭔가 진행하려 상황을 만들면 이경규는 그냥 무시하거나 시큰둥한 반응으로 강호동을 당황케 했다.

동생들과의 방송 위주로 해온 강호동이기에 이경규의 이런 리액션은 놀랍기만 했다. 강호동은 동네 구석구석 감성적인 요소를 찾아 동네의 면면을 소개하고 싶어했지만 이경규는 한끼를 흔쾌힌 내줄 집에 대한 단서를 찾아다니며 동네 탐방에 열을 올렸다.

본격적인 구걸(?)이 시작되자 두 사람의 다른 방송 스타일이 더욱 분명하게 드러났다. 이경규는 과감히 벨을 누르고 주민들의 즉각적인 반응을 담고자 한 반면, 강호동은 집 주변을 탐색하며 시간을 끌다가 벨 누르는 타이밍을 정하고 멘트를 준비하는 식이었다.

이날 두 사람은 첫 번째 미션에 실패했지만 티격태격하는 모습으로 새로운 재미를 안기며 부족함 없이 방송을 이끌었다. 어딘가 어색하고 불편하지만 보기 좋은 규동 형제의 조합은 ‘한끼줍쇼’의 진짜 묘미였다.

김유진 기자 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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