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엇갈린 국민생선
지난 6월 결렬된 한·일어업협정 여파로 갈치값이 급등하면서 갈치 판매가 급감했다. 반면 가격이 덜 오른 고등어 판매는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3~17일 갈치(중품·한 마리) 평균 가격은 8306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5782원)보다 43.7% 올랐다. 작년 동기 대비 갈치 가격 상승률은 올 7월 이후 4개월 연속 40~50%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갈치값이 뛴 것은 한·일어업협정 결렬로 일본 배타적 경제수역(EEZ) 내 조업이 금지됐기 때문이다. 해당 수역에서 갈치 할당량을 늘리려는 한국과 오히려 줄이려는 일본 간 협상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 여파로 지난 3~17일 갈치 산지 공급량은 791t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4% 감소했다. 갈치는 주로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제주 서귀포 부근 EEZ 내에서 4만t이 잡힌다. 갈치 공급 감소로 값이 오르면서 판매는 크게 줄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이달 들어 17일까지 갈치 매출이 28.1% 감소했다.

희비 엇갈린 국민생선
반면 한때 미세먼지 주범으로 오해를 받았던 고등어는 가격이 소폭 오른 데 그쳤다. 10월 고등어(중품·한 마리)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 올랐고, 같은 기간 롯데마트에서 고등어 매출도 50% 이상 늘었다. 이 기간 고등어 산지 공급량은 6521t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0.9% 급증했다. 고등어는 봄 여름엔 EEZ에서 조업이 이뤄지지만 7월부터 겨울까진 서해인근과 제주도 앞바다에서 잡히기 때문에 한·일어업협정 결렬 영향을 덜 받는다.

그러나 일본 EEZ 내에서 어획되는 고등어 비중도 전체 생산량의 9%에 이르기 때문에 결렬 상태가 이어지면 갈치에 이어 고등어 가격도 들썩일 것이란 분석이다.

고은빛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