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미래자동차 첨단기술 메카로 키운다
거대한 비행접시 모양의 외관. 10개의 건물이 중앙 광장(아레나)을 둘러싸고 있는 내부. 30m 높이의 거대한 기둥을 타고 들어오는 햇빛 아래선 평범한 사람도 기발한 아이디어를 떠올릴 듯했다. 대전 대덕연구단지에 있는 한국타이어 중앙연구소인 ‘한국타이어 테크노돔’(사진)을 처음 접한 느낌이다. 한국타이어는 18일 테크노돔을 완공하고 공개했다.

한국타이어는 2014년 6월부터 테크노돔 공사를 시작했다. 이제까지 2664억원을 쏟아부었다. 2년4개월 만에 연면적 9만6328㎡의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 연구동과 지하 1층, 지상 7층 규모 레지던스 건물을 완성했다. 미국 애플 신사옥(캠퍼스2)을 맡았던 하이테크 건물 전문 설계사 포스터 앤드 파트너스가 설계했다. 어린이집, 한의원, 피트니스센터 등도 갖추고 있다.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있는 친환경 건축물 인증제도인 리드(LEED)의 골드 인증을 받았다.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왼쪽부터), 서승화 한국타이어 부회장, 조현식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사장이 18일 대전 대덕연구단지에서 열린 ‘한국타이어 테크노돔’ 준공식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국타이어 제공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왼쪽부터), 서승화 한국타이어 부회장, 조현식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사장이 18일 대전 대덕연구단지에서 열린 ‘한국타이어 테크노돔’ 준공식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국타이어 제공
테크노돔은 국내 타이어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실제 상황과 같은 가상시험을 통해 모든 특성값을 디지털로 기록할 수 있는 ‘드라이빙 시뮬레이터’ 등 최첨단 설비를 갖췄다.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경영본부장)은 이날 준공식에서 “빠르게 변화하는 자동차산업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선 끊임없는 기술 혁신이 필요하다”며 “테크노돔은 혁신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타이어는 국내 1위지만 글로벌로는 7위에 머물고 있다. 내부적으로 목표로 삼고 있는 빅3로 부상하려면 연구개발(R&D) 능력을 높이는 것이 필수다.

한국타이어는 테크노돔 준공을 계기로 R&D 투자도 대폭 늘리기로 했다. 우선 650여명인 테크노돔 근무 R&D 인력을 2020년까지 1000명으로 늘린다. 매출 대비 R&D 비율은 지난해 기준 2.3%에서 향후 5%까지 끌어올린다. 시속 250㎞ 이상 고속주행 테스트가 가능한 주행시험장도 충남 태안에 새로 짓는다. 한국타이어는 경북 상주에 신규 주행시험장 건설을 추진했지만 상주시가 태도를 바꿔 2014년 중단했다.

한국타이어는 금호타이어 인수전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조 사장은 “제품이나 주요 시장에서 겹치는 부분이 있어 욕심나지 않는다”며 “공정거래법상 승인이 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인수전 참여 자체는 의미가 별로 없다”고 말했다. 국내 타이어 시장 점유율은 한국타이어가 40%, 금호타이어가 30% 수준이다. 이어 “다시 금호그룹으로 복귀하든 다른 업체로 인수되든 한국타이어의 전략 구도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사장은 또 “한온시스템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먼저 고민하는 게 수순”이라고 덧붙였다.

조 사장의 형이자 지주회사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를 이끌고 있는 조현식 사장은 “계약 때문에 이름을 밝힐 수는 없지만 몇 개의 슈퍼카 업체와 함께 신차용 타이어 개발을 시작했으며 포뮬러1(F1)이나 월드랠리챔피언십 후원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