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에서 엔진 부품을 생산하는 P사는 50여 명의 내국인 근로자가 모두 60대 이상이다. 최고령인 75세 근로자도 아직 현장에서 일하고 있다. 용접·열처리 등 작업 환경이 험해 청년 구직자들이 기피하는 데다 설령 입사해도 숙련 과정을 버티지 못하고 중도 포기하기 일쑤다. P사 대표는 “60대 직원이 20·30대가 해야 할 일을 하니 생산성이 오를 수 없다”며 “이대로라면 한국 제조업의 자연 소멸이 머지않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심각한 인력수급 불균형P사 사례는 늙어버린 대한민국 제조업의 대표적인 단면이다. 세계 최저 수준인 합계출산율(0.72명)로 제조업 취업자는 갈수록 고령화하고 있다. 중소기업은 여기에 청년층의 취업 기피 현상까지 더해져 몇 배 더 속도가 붙었다. 젊은 피 수혈이 끊겨 기술·업종 단절로 이어진 외통길 위에 서 있다. 인력난은 제조업 경쟁력의 근간을 뒤흔드는 문제다.현재의 인력수급 불균형은 여러 복합적인 요인이 있지만 그 기저는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생산가능인구 감소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2년 제조업 평균 연령은 43.5세로 역대 가장 높았다. 2014년 39.4세에서 가파르게 상승했다.최근 나온 통계청 분석도 이런 추세를 뒷받침한다. 지난해 300인 미만 중소기업 취업자 중 39세 이하 청년층은 781만7000명(30.9%)으로 집계됐다.이 중 29세 이하가 13.5%, 30대는 17.4%였다. 비중이 가장 큰 연령층은 60세 이상(24%)이고 이어 50대(23.8%), 40대(21.3%) 순이었다. 이런 현실을 감안할 때 중소기업 기능 인력을 국내에서 100% 충당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국내 제조업 생태계의 일자리 공백을 메울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해
여성 창업자가 세운 스타트업들이 투자 혹한기 찬바람을 맞고 있다. 인공지능(AI) 같은 기술 영역에 투자가 쏠려 여성들이 많이 진출한 콘텐츠·커머스 분야 성장이 상대적으로 더뎌진 영향으로 분석된다.24일 스타트업 정보업체 스타트업레시피가 올해 1분기 벤처투자를 분석한 결과 여성이 대표인 기업이 유치한 투자액은 총 230억5000만원이었다. 이 기간 전체 투자 유치액의 2% 수준이다. 중·후기 투자는 한 건도 없고 전액 초기(시리즈A 이하) 투자였다. 100억원 이상 투자를 받은 곳은 알고케어(150억원)가 유일했다.주요 여성 스타트업이 성장 단계로 올라서지 못하고 있거나 후기 단계에 진입했더라도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1년엔 전체 여성 스타트업 투자에서 중·후기(시리즈B 이상) 투자 비중이 17.8%였다. 하지만 2022년엔 8.5%, 2023년엔 7.9%로 쪼그라들었다. 스타트업레시피는 “투자 경색이 시작된 후 시리즈B를 넘긴 여성 스타트업을 찾는 게 어려워졌다”며 “지구인컴퍼니, 생활연구소, 퍼블리 등 유망했던 스타트업의 후속 투자 소식이 1~2년째 들리지 않는다”고 했다.AI 등 기술 분야로의 투자 쏠림 현상이 심화하며 이 분야 창업이 상대적으로 적은 여성 스타트업들이 더 이상 회사 규모를 키우지 못하고 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1분기 벤처투자를 분석한 결과 AI, 제조, 헬스케어에 자금이 몰렸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관계자는 “제조 기반 기술 기업들이 큰 투자를 받았다”고 했다.반면 여성 스타트업은 패션, 콘텐츠, 커머스 등에 쏠려 있다. 누적 투자금 기준 여성 스타트업 상위 100곳의 업종을 분석한 결과 패션·뷰티 분야(17곳)
다음달부터 가입 90일이 지나지 않은 이용자가 다른 알뜰폰 업체로 번호이동하면 알뜰폰 업체에 수수료가 부과된다. 업계에선 알뜰폰 업체의 수익성이 악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부가 통신 3사를 대상으로 요금 인하를 압박하며 알뜰폰의 입지가 좁아지는 가운데 지출해야 할 비용도 늘고 있어서다.2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는 최근 알뜰폰 사업자에게 다음달 1일부터 ‘제한 기간 내 번호이동’ 수수료를 부과한다고 통보했다.KTOA는 국내 통신사업자 연합회로 통신사 간 번호이동 업무를 담당한다. 통신서비스 이용자는 번호이동 이후 3개월 동안 추가적인 번호이동이 제한된다. 이 기간 안에 번호이동을 하려는 이용자는 직접 KTOA에 신청해야 한다. KTOA는 올해 1월부터 통신 3사를 대상으로 건당 4000원씩 수수료를 부과하기 시작했고 다음달부터는 알뜰폰 업체에도 수수료를 물릴 방침이다. 수수료는 통신 3사보다 낮은 건당 2800원이다. 새로 이용자를 받은 통신사업자가 KTOA에 수수료를 내는 구조다. KTOA는 민원센터 운영에 드는 비용을 분담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알뜰폰업계는 새로운 수수료 부과가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통신 3사 이용자는 12개월, 24개월 약정을 걸고 가입하는 게 일반적이다. 반면 알뜰폰은 무약정 가입자가 대다수다. 한 알뜰폰 업체 관계자는 “알뜰폰 이용자 중에는 한시적 0원 요금제 같은 프로모션을 보고 단기 가입하는 사람이 많아 통신 3사보다 번호이동이 잦다”며 “통신 3사보다 수수료 영향이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알뜰폰업계는 제한 기간 내 번호이동 가운데 알뜰폰이 70%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전체 번호이동 건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