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다소 생소했던 베이커리 문화를 대중화시키는 데 성공하며 '국민 빵집'으로 자리 잡은 제빵 프랜차이즈 파리바게뜨가 오는 17일 창립 30주년을 맞는다.

파리바게뜨는 30돌을 기점으로 해외 가맹점 사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파리바게뜨는 1986년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문을 연 유럽풍 고급 베이커리 매장 '파리크라상'에서 시작됐다.

당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생소했던 프랑스 정통 빵과 고급스러운 매장 분위기가 단 시간에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파리크라상은 이를 대중화시키기 위해 2년 뒤 서울 광화문에 파리바게뜨 1호점을 열고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다.

파리바게뜨가 제빵 프랜차이즈 업계 1위에 우뚝 서는 데 불과 10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특히 파리바게뜨의 등장으로 빵을 간식이 아닌 주식(主食)으로 먹는 사람들이 늘면서 우리나라 식생활 변화에도 영향을 줬다.

국내에서는 1980년대까지만 해도 빵은 슈퍼마켓이나 일반 제과점을 통해 단팥빵, 크림빵 같은 간식용 빵 위주로 소비됐지만 파리바게뜨는 초창기부터 프랑스의 대표적인 '식사용 빵'인 바게트를 포함해 수백여 가지 빵 종류를 선보였다.

제빵 프랜차이즈 중 처음으로 '베이크 오프'(Bake off·반죽을 가맹점에 공급해 가맹점에서 신선한 제품을 직접 제조하는 방식) 시스템을 도입해 전국 어느 가맹점에서나 신선하게 구운 빵을 공급할 수 있도록 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빵 외에도 커피와 음료, 외식 등 다른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며 지난해 매출이 공시 기준으로 1조7천200억 원을 기록했다.

국내 매장 수는 3천400여 개, 하루 빵 생산량은 400만 개에 달한다.

일각에서는 파리바게뜨가 무서운 속도로 매장 수를 늘리면서 '동네 빵집'들이 잇따라 문을 닫아 골목 상권 침해라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2013년부터 제과점업이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살리기 위해 대기업의 진입과 사업확장이 제한되는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서 파리바게뜨는 신규 출점에 제한을 받게 됐다.

최근 파리바게뜨가 해외 가맹점 사업에 집중하는 것 역시 국내에서 몸집을 불리는 데 어느 정도 한계에 직면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파리바게뜨는 현재 미국, 중국, 프랑스, 싱가포르, 베트남 등 5개국 24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최근에는 독자적인 기술로 한국 전통 누룩에서 제빵에 적합한 천연효모를 발굴하는 데 성공, '한국 빵' 수출도 목전에 두고 있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30주년을 맞아 해외 시장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며 "본격적인 가맹사업을 펼치고 있는 미국과 중국에서만 2천 개 이상의 매장을 새로 오픈하는 등 2030년까지 20개국으로 진출해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shi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