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용 가구 업체 퍼시스는 작년 초 ‘모션 데스크’를 내놨다. 버튼만 누르면 높낮이가 손쉽게 조절되는 책상이다. 자세를 바꿔가며 앉거나 서서 일할 수 있다.

처음엔 많이 팔리지 않았다. 제품이 생소한 데다 가격도 일반 사무용 책상보다 5~6배 비쌌기 때문이다. 퍼시스는 “한 자세로 오랜 시간 일하는 게 건강에 좋지 않다”며 마케팅과 영업을 강화했다. 책상에 칼로리 소모량과 작동 횟수를 표시해 ‘건강 책상’이란 이미지를 심는 데 주력했다. 그러자 일반 사무실뿐 아니라 학교, 병원 등에서도 사갔다. 퍼시스 관계자는 “올 1~8월 모션 데스크 판매액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56.3% 증가했다”며 “서서 일하거나 공부하는 문화가 확산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움직이는 가구'가 뜬다
퍼시스 모션 데스크가 인기를 끌자 사무용 가구 업체 코아스가 비슷한 제품인 ‘힐로’를 지난 8월 내놨다. 의자 높낮이 조절용 부품인 가스 실린더 제조업체 삼홍사는 실린더 기술을 응용해 ‘데스크 플러스’란 책상을 선보였다. 퍼시스 계열의 일룸은 올초 학생용 모션 데스크로 큰 호응을 얻었다.

침대에도 ‘모션 바람’이 불고 있다. 전동 침대 브랜드 에르고슬립은 올 3분기 매출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약 130%를 기록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올 1분기와 2분기 매출 증가율도 각각 44%와 78%에 달했다.

메모리폼 매트리스의 대표주자 격인 템퍼도 이 시장에 적극적이다. 머리와 다리 부분의 각도가 조절되는 전동 침대 ‘제로G’를 먼저 내놓은 템퍼는 지난달 가격이 2000만원을 넘는 최고급 라인 ‘노스’를 출시했다. 유연하고 잘 구부러지는 메모리폼의 장점을 살렸다.

한샘도 맞대응에 나섰다. 머리 부분 각도를 미세하게 조절할 수 있는 ‘헤더 전동침대’를 출시했다. 매트리스를 절반으로 나눠 두 사람이 누워도 서로 다른 각도로 쓸 수 있도록 설계했다. 체리쉬 까사미아 등도 최근 잇달아 전동 침대 시장에 뛰어들었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소재와 디자인뿐 아니라 요즘은 기능을 차별화하는 게 가구산업의 트렌드”라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