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불임 치료법으로 주로 사용되는 난자 세포질 내 정자 주입(ICSI: intracytomplasmic sperm injection)으로 태어난 남성은 정자의 양과 질이 불량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ICSI란 남편에게서 채취한 정자를 아내 난자의 세포질 안으로 직접 밀어 넣어 수정시키는 것으로 남성불임 해결 방법으로 개발됐다.

벨기에 브뤼셀 자유대학(VU)의 안드레 스타이르테겜 박사 연구팀이 1992~1996년 사이에 ICSI로 태어난 남성 54명의 정자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헬스데이 뉴스가 8일 보도했다.

이 젊은 남성들은 정자의 밀도가 세계보건기구(WHO)가 규정한 정상치인 밀리미터 당 1천500만 마리 이하일 가능성이 정상적인 방법으로 출생한 남성보다 3배 가까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스타이르테겜 박사는 밝혔다.

이들은 또 3분의 1이 수정에 필요한 운동성(motility)을 갖춘 정자의 수가 적었다.

그러나 이 결과가 임신을 위해 체외수정이 필요하다는 의미는 아니며 이 정도의 정자로도 자연임신이 가능할 수 있다고 스타이르테겜 박사는 강조했다.

또 요즘에는 남성불임이 아닌 경우에도 ICSI가 사용되기 때문에 이 방법으로 출생한 모든 남성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미국 뉴욕 레녹스 힐병원 비뇨기과과장 데이비드 사만디 박사는 유전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ICSI 시술과 연관이 있는 것이지는 알 수 없다고 논평했다.

이 연구결과는 '인간 생식'(Human Reproduction) 최신호에 실렸다.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sk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