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포드자동차가 높은 생산비와 과잉 경쟁의 벽에 막혀 91년에 걸친 호주 내 생산을 중단했다. 호주에서 자동차를 생산하는 나머지 2개 업체인 GM 홀덴과 도요타도 내년에 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할 예정이어서 호주 자동차 시장은 말그대로 무한경쟁 시대에 돌입하게 된다.

호주 언론은 포드자동차의 멜버른 브로드메도우스 공장에서 7일 직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6기통 후륜구동인 파란색의 '팰컨 XR6' 한 대가 마지막으로 생산라인을 빠져나오면서 공장이 폐쇄의 길로 들어가게 됐다고 보도했다. 포드에 마지막까지 남은 직원 600명은 일자리를 잃게 됐다고 언론은 덧붙였다.

1960년도부터 생산된 팰컨 차종은 호주에서 가장 인기 있는 차종으로 자리잡으면서 반세기 동안 호주인들의 생활과 같이해 왔다. 그동안 수출은 거의 없이 약 350만대가 생산됐다. 마지막으로 생산된 이 자동차는 '포드 호주' 박물관에 전시 예정이다.

포드 호주법인 최고경영자인 그래엄 윅맨은 "오늘은 포드 호주법인의 모든 직원에게 감정이 격한 날"이라며 "그동안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준 동료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한다"라고 말했다. 윅맨은 3년 전 공장 폐쇄를 발표한 뒤 직원들과 부품업체들이 새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해왔다고 덧붙였다.

포드는 1925년 빅토리아주 질롱 지역에서 호주 내 생산을 시작했으며, 이날 브로드메도우스와 질롱 공장이 모두 문을 닫았다. 포드 측은 수입된 차량만을 호주에서 팔 예정이며, 직원 일부가 해외 제조용 디자인 개발 등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드와 GM, 도요타 등 3개사는 높은 생산비, 주변에 수출대상지가 없는 지역적 한계, 경쟁 심화를 이유로 2013년 잇따라 호주 내 생산 중단을 발표했다. 당시 포드 측은 5년간 누적 적자가 6억 호주달러(현 가치 5천100억원)에 이른다며 1천2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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