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경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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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봉구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사진)이 현재 ‘반값등록금’이 적용된 서울시립대 등록금의 전액 면제까지도 검토할 뜻을 내비쳤다.

박 시장은 지난 6일 서울 노량진 고시촌에서 진행된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방송 ‘원순씨의 X파일’에서 EBS 최태성 강사가 “조선 시대 성균관 학비가 무료였다”라고 말하자 “내년부터 (서울시립대 등록금을) 전액 면제하는 방안을 심각하게 고민해보겠다”고 언급했다.

이어 “서울시 재정을 어디에 쓰는 게 가장 좋은 것이냐”면서 “미래에 투자를 해야 한다. 청년이 미래다”라고 덧붙였다.

그의 말이 현실화되면 2012년부터 시행 중인 반값등록금 2탄 격이 되는 것으로, 야권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박 시장이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청년복지’ 이슈를 선점할 수 있다. 정부 반대로 차질을 빚고 있는 서울시 청년수당 문제를 우회적으로 겨냥한 발언으로도 풀이된다.

박 시장이 다소 즉흥적으로 등록금 전액 면제를 고민해보겠다는 말을 꺼낸 만큼 아직 서울시립대와의 협의 절차는 거치지 않은 것으로 학교 측은 7일 확인했다.

다만 박 시장은 지난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반값등록금 공약을 내걸고 당선된 뒤 2012학년도 시립대 신입생부터 수업료·입학금·기성회비 등을 50% 감면한 전례가 있다. 따라서 이번에도 서울시가 의지를 갖고 추진하면 등록금 전액 면제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평이다.

대학정보공시 사이트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서울시립대 평균 연간 등록금은 238만9000원이다. 시립대 입학정원 약 1700명분 등록금을 전액 면제할 경우 40억7000여만원의 재원이 추가 투입돼야 한다. 1~4학년 전체로 따지면 연간 200억원 가까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논란이 된 서울시 청년수당의 소요 예산은 90억원이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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