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투아렉 역대 최고 판매 등 실적 개선…10월 재고물량 바닥
"정부 전향적 조치 없으면 딜러들 버티기 힘들어"

정부의 인증취소 결정으로 단 2개 차종만을 판매 중인 폴크스바겐이 지난 8월 '역대 최저' 판매 기록을 딛고 9월에는 실적이 다소 개선되면서 충격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모습이다.

그러나 10월에는 이들 2개 차종마저 재고가 모두 소진돼 판매할 차량이 없어지면서, 이대로 가면 딜러사들이 버티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코리아는 지난 9월 한 달간 총 184대를 판매하면서 지난 8월 역대 최저 판매 기록(76대)의 두 배 이상의 실적을 거뒀다.

현재 폭스바겐코리아가 판매하고 있는 차종은 대형 SUV 디젤 모델인 투아렉과 중형 세단 가솔린 모델인 CC TSI 단 2종에 불과하다.

지난달 모델별 판매량은 투아렉이 145대, CC가 39대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투아렉은 가격대가 7천720만~9천750만원에 이르는 럭셔리 SUV 차량임에도 지난달 역대 최고 수준의 월간 판매량을 기록했다.

디젤 게이트 이전 투아렉의 역대 최대 판매량은 150대 수준이었다.

수입차 관계자는 "투아렉의 선전은 디젤 게이트에도 폴크스바겐 디젤 차량에 대한 고객의 선호도가 여전히 견고하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9월 판매량이 반등했음에도 폴크스바겐 딜러사들의 걱정은 더욱 커지고 있다.

그나마 판매가 가능한 2개 모델마저 재고가 바닥이 나고 있기 때문이다.

10월부터는 판매할 차량이 아예 없는 셈이다.

여태까지 판매한 투아렉과 CC 차량은 2016년형 모델이며, 2017년형 모델은 정부 인증을 새로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인증취소 사태 이후 그동안 공식 딜러사 8곳에 대해 전시장 운영 비용과 인건비 등을 지원해 왔지만, 이번 달부터 판매가 전혀 이뤄지지 않으면 딜러사들의 어려움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현재 딜러사들은 기약 없는 판매 중단으로 수익에 엄청난 타격을 받으며 '생존 위기'까지 내몰린 상황이다.

8개 딜러사의 직원 수는 1천500명에 달한다.

한 딜러사 직원은 "폭스바겐코리아가 인증을 다시 받으려고 열심히 노력 중인 것으로 알지만, 정부의 전향적인 조치가 없다면 딜러들은 정말 더는 버티기 힘들 것"이라고 한숨지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최근 정부와 디젤 차량의 리콜 방안에 대한 협의를 재개했다.

폴크스바겐 측은 조속한 재인증을 통해 딜러사들의 정상적인 영업이 하루빨리 재개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노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재인증이 늦어져 한동안 판매가 중단될 경우 폴크스바겐이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게 될 것이라는 추측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에 대해 폴크스바겐은 "당분간 판매가 중단되더라도 한국 시장에서 철수는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폴크스바겐 관계자는 "딜러 지원과 사태 해결을 위해 긴밀한 협의를 계속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yjkim8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