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소비자 불만 대폭 수용…참여업체 2.7배 늘어
휴대전화 등 반값 '통 큰 세일'…"돈이 있어야" 쓴소리도


정부 주도의 대규모 쇼핑 축제가 시작된 것은 지난해 10월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부터다.

당시 정부는 소비 활성화를 위해 미국의 연중 최대 쇼핑시즌인 '블랙프라이데이'를 본뜬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를 개최했지만, 막상 뚜껑이 열리자 소비자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범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홍보가 무색하게 기존의 할인행사를 연장하는 수준에 그치거나 '떨이용' 이월상품만 잔뜩 나왔기 때문이다.

제조업체나 서비스업체는 빠진 유통업계 중심의 '반쪽짜리' 행사인 점도 불만을 샀다.

일각에서는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였다"는 혹평이 나오기도 했다.

블랙프라이데이로 인해 2015년 4분기 민간소비와 국내총생산(GDP)을 각각 0.2%포인트와 0.1%포인트 끌어올리는 경제적 효과를 거뒀음에도 질적인 면에서는 많은 질타를 받았던 정부가 올해는 작심한 듯 '코리아세일페스타'라는 새로운 이름의 더욱 판이 커진 행사를 내놓았다.

정부의 적극적인 독려에 힘입어 29일 개막한 '코리아세일페스타'에는 지난해 92개 업체보다 2.7배 많은 249업체(28일 기준)가 참여했다.

매장 수만 5만9천여개에 이른다.

또 유통업체만 참여했던 전년도와 달리 올해는 유통업체 161개사를 비롯해 제조업체 67개사와 서비스 등 기타 업종 21개사가 합류했다.

할인품목도 대폭 확대됐다.

제조업체가 참여함에 따라 여론조사에서 소비자가 가장 사고 싶어하는 가전품목 1위를 차지한 휴대전화를 비롯한 가전과 자동차, 생활·가구 등이 새로 들어갔다.

쇼핑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외식이나 영화·공연 분야도 할인된다.

정부와 업계는 또 백화점 정기세일이나 이월상품 할인 수준에 그쳤다는 비판을 받은 작년의 사례를 교훈 삼아 올해는 '통 큰' 세일을 진행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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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갤럭시 S6와 드럼 세탁기, 동양매직 전기 레인지, 린나이 전기 레인지, 모션싱크 청소기, 그룬딕 인덕션 3구 전기 레인지, 스칼렛 4인 테이블 세트, 메이플라워 4·6인 세트, 보테로 1인 소파, 소프라움 구스 차렵이불, 스위트홈 직수입 유러피안 구스 이불솜, 미장셴 펄샴프 등이 50% 이상의 할인율을 제시했다.

특히 삼성 갤럭시 S6는 출고가에서 34만원, 통신사 지원금에서 최대 33만원을 깎아줘 67만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도록 했다.

현재 갤럭시 S6 출고가가 92만9천원인 점을 고려하면 최대 할인을 받을 경우 3분의 1 수준인 26만9천원에 살 수 있는 셈이다.

현대자동차 소나타·싼타페·그랜저, 쌍용자동차 티볼리·티볼리 에어·투리스모·코란도C·렉스턴, 르노삼성자동차 SM3·SM7·QM3 등 자동차도 최대 10%까지 할인해 100만원 이상 싼 가격에 만날 수 있다.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지난해 행사가 유통업체 중심을 이루어진 데 반해 올해는 대형 제조업체가 대거 참가함에 따라 할인품목과 할인율 확대가 예상된다"고 자신했다.

소비자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회사원 이모(33)씨는 "휴대전화를 바꿀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할인행사를 해서 일부러 기다렸다"며 "실제로는 얼마나 싸게 살 수 있는지 매장으로 알아보러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 누리꾼은 "지갑에 돈이 없는데 어떻게 돈을 쓸 수 있겠느냐"며 "정부가 살림살이를 나아지게 할 방안에 더 관심을 기울였으면 좋겠다"고 쓴소리를 던졌다.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e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