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 포커스] 20년간 4번의 세대교체…'럭셔리 SUV' 새 시장 열다
1990년대 미국 자동차 시장은 대형차 시대였다. 기름값이 싸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인기가 좋았다. 렉서스는 이때 더 편하고 호화스러운 SUV 수요자를 위해 새로운 모델 개발에 들어갔다.

렉서스는 당시 기존 SUV가 트럭에 기초한 것과 달리 승용차를 기반으로 한 SUV를 내놨다. RX 시리즈다.

1997년 12월 눈 덮인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의 스키리조트에서 시승회를 열었다. 최고 출력 220마력의 3L 6기통 엔진과 4단 자동변속기를 얹은 RX300이 첫선을 보였다. RX300은 기존 SUV와 달리 높이를 낮춰 쉽게 타고 내릴 수 있도록 했고, 승차감과 정숙성도 끌어올린 덕에 새로운 럭셔리 SUV 시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2세대 RX는 2003년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첫선을 보였다. 최고 출력 230마력을 내는 3.3L 6기통 엔진을 달고 이름도 RX330으로 붙였다. 자동 5단변속기를 장착했다. 승차감을 높이기 위해 에어서스펜션도 추가했다. 디자인은 기존 모델보다 예리해졌다. 편안한 주행, 안락한 실내라는 콘셉트는 여전했다. 첨단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운전석과 조수석 온도를 다르게 조절할 수 있는 듀얼존 에어컨, 11개 스피커를 단 마크 레빈슨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후방 카메라 등 당시로선 파격적인 편의 장비를 적용했다.

2세대 RX는 하이브리드 모델인 RX400h도 나왔다. 167마력의 모터와 엔진을 결합해 총출력 272마력을 냈다. 뒷바퀴에는 68마력 모터를 달아 4륜구동 주행 시 힘을 더했다.

3세대 RX는 2008년 11월 출시됐다. 3세대 개발팀의 목표는 RX 특징인 편안함을 유지하면서 주행 성능을 끌어올리는 것이었다. RX350은 3.5L 6기통 엔진과 자동 6단변속기를 달아 최고 출력 275마력을 냈다. 4륜구동 모델은 액티브 토크 컨트롤을 적용했다. 주행 상황에 따라 앞뒤 바퀴에 구동력을 배분하는 시스템이다.

2009년 렉서스는 하이브리드인 RX450h를 선보였다. 엔진을 다듬고 하이브리드 시스템도 개선해 출력을 297마력으로 높였다. 렉서스는 RX450h를 출시할 때 2세대 RX400h에 비해 연비를 8% 개선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실제 미국 환경청(EPA) 인증에서는 연비가 20% 이상 개선된 것으로 결과가 나왔다. 렉서스는 2012년 제네바모터쇼에서 3세대 RX의 페이스리프트(부분 변경) 모델을 공개했다. 신형 헤드램프와 스핀들 그릴 개선 등을 통해 눈매를 또렷하게 다듬었다. 8단 자동변속기를 달아 연비도 끌어올렸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