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부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3종 차례로 출시
"내년 커넥티비티 활용 첨단기술 선보여…車-사람-회사 연결"


"판매 1위가 아니라 서비스 1위가 목표다.우리의 목표는 최고의 고객 만족도 달성이다"

작년 9월1일 취임해 1주년을 넘긴 디미트리스 실라키스(50)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사장이 그동안 공개석상에서 가장 많이 강조했던 이야기이다.

그동안 벤츠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최근 서울 남대문로 서울스퀘어에 있는 벤츠코리아 사장 집무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한 실라키스 사장은 고객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소개해 달라는 질문에 "이전에 고객 차량이 정비소에 들어가기까지 평균 6일이 걸렸던 것이 2.2일까지 단축됐다"고 말했다.

또 "워낙 판매가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해 서비스 수요가 많이 창출되다 보니 업무시간을 평일 오후 8시까지로 늘렸고, 토·일요일도 연장근무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 올 초 기자간담회 약속대로 상반기에 전시장 2곳, 서비스센터 3곳, 인증 중고차 전시장 1곳이 신설됐고 하반기에 전시장 1곳, 서비스센터 5곳, 인증중고차전시장 4곳이 문을 열 예정이다.

연말까지 120개의 워크베이를 추가해 총 753개를 운영할 예정이다.

실라키스 사장은 이와 관련, "AS를 위한 새 워크숍과 정비대를 늘리는 것뿐 아니라, 기존에 서비스를 제공하던 정비시설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한 문제"라며 "전국적으로 서비스 파트의 역량을 강화해 고객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서비스 1위'를 줄곧 강조해 온 벤츠이지만 지난 1년간 양적인 측면에서도 급속도로 성장했다.

벤츠는 올 상반기 국내수입차 시장에서 2만4천488대를 판매하며 BMW를 꺾고 1위를 차지했으며 이 기세를 몰아 사상 첫 '수입차 연간 판매 1위'까지 노리고 있다.

그러나 실라키스 사장은 "판매 1위를 목표로 삼은 적은 없으며 벤츠코리아와 딜러사들이 열심히 일한 결과가 그렇게 나타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벤츠가 추구하는 전략은 크게 3개 축이다.

차량 구매·정비·중고차 매매 등 전 단계에서 고객에 최고의 경험을 선사하고, 적절한 제품들을 고객 요구에 부응하게 갖춰서 제공하며, 최고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라며 "어디에도 BMW를 이기자는 목표는 없다"고 말했다.

벤츠는 지난 6월 출시한 E-클래스가 3개월간 3천700여대 판매를 돌파하며 성공적인 데뷔를 마쳤으며, 하반기에는 고급세단 S클래스를 기반으로 만든 플래그십 SUV 'GLS'와 'GLE 쿠페'를 출시할 계획이다.

둘다 판매 볼륨이 많지는 않지만 두 차량이 출시되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SUV의 풀 라인업이 완성되는 의미가 있다.

아울러 벤츠는 하이브리드와 순수 전기차의 '중간단계'라 할 수 있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차량을 올 연말과 내년에 3종을 잇달아 내놓을 계획이다.

현재 판매되는 차량은 디젤과 가솔린 뿐이지만 앞으로 친환경차 비중을 늘려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인증에 따라 시점이 달라질 수 있지만 올해 말 S500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내년에 C350 플러그인하이브리드, E350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출시가 계획돼 있다.

특히 S500 플러그인하이브리드는 전기엔진으로 30km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실라키스 사장은 "하이브리드차는 전기 엔진만으로는 10km 이내 밖에 주행을 못하고 주행시 비가속일 때만 충전이 되는 등 한계가 있는데, 플러그인하이브리드는 주행 거리상 장점이 있고 배터리 용량도 훨씬 크며 재충전은 집에 주차했을 때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에는 결국 순수전기차가 크게 각광받을 것이며, 본사에서도 순수전기차에 대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며 이번주 파리모터쇼에서 전기차와 관련해 벤츠가 '큰 발표'를 앞두고 있다고 귀띔했다.

벤츠코리아는 내년에 커넥티비티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한 준비도 한창이다.

이를 위해 별도의 프로젝트팀을 구성해 운영 중이다.

실라키스 사장은 "사람이 사용하는 스마트폰과 차량, 자동차 제작사인 벤츠와 딜러사, 워크숍 등 모든 것들이 연결되는 기술을 개발 중인데 2017년에 완성될 예정"이라며 "스마트폰으로 차 개폐, 원격 시동, 연료 상태 확인이 가능하고 타인이 운전할 경우 어디로 가는지 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운전자의 가족이 내 차를 몰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또 "정비 시점이 다가오면 자동 정비예약이 이뤄지고, 입고 전에 주행거리, 고장내역 등이 저절로 정비소로 보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라키스 사장은 취임 1년을 보낸 소회를 묻자 "마치 3년을 일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려운 일도 많았고 예상치 못한 새로운 일들도 많았는데 많이 배웠고 일적으로 즐거웠다"고 말했다.

한국을 잘 표현하는 단어로는 '빨리빨리'와 '콤팩트하게'를 꼽았다.

국내에서 미국의 전기차 업체 '테슬라 열풍'이 부는 데 대해서는 "테슬라가 혁신적인 브랜드임은 분명하며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 그만큼 발전할 테니 한국 고객들에게는 좋은 일"이라면서도 "올해 말 한국 진출 계획을 밝혔는데 한국 시장은 특징이 강하고 고객의 요구 수준이 높아 그렇게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yjkim8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