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약 샴푸 등의 계면활성제(거품을 내주는 성분)에 가습기 살균제 유독성분이 들어간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당 기업들이 뭇매를 맞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메디안, 송염 등 11개 치약과 애경산업의 샴푸 등에 들어간 소듐라우릴설페이트(SLS)에 가습기 살균제 독성 성분(CMIT/MIT)이 들어갔지만 대처가 늦었다는 이유에서다.

아모레퍼시픽은 이정미 정의당 의원이 이 같은 사실을 공개한 직후 해당 제품을 회수키로 했다. 애경산업은 “법적 허용한도(15ppm)의 10분의 1도 안 되는 극소량이 들어갔기 때문에 문제가 안 돼 회수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애경산업은 2011년부터 이 독성성분의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었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27일 “수출용 샴푸와 보디용품에 미원상사에서 제공하는 CMIT/MIT 성분을 사용해왔지만 2011년부터 문제점을 인식해 이를 점진적으로 빼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초 가습기 살균제의 유독성이 이슈가 되면서 법적으로 문제가 없지만 이 성분을 제거하는 작업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겪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또 이런 문제가 터지다니 믿을 기업이 없다”, “입안에 넣어 사용하는 치약, 머리와 얼굴, 몸 등에 직접 닿는 샴푸와 보디용품에 유독 성분을 쓰는 건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 등의 반응을 내놓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날 공식 사과문을 통해 “해당 성분이 극미량 포함된 것을 최근 확인했다”며 “원료 매입 단계부터 철저히 관리하지 못한 데 책임을 통감하며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28일 오전 9시부터 11개 치약 제품을 다른 제품으로 교환하거나 환불해주기로 했다.

민지혜/이수빈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