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용 엔퓨텍 대표가 자외선 살균기 퓨라이트의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안재광 기자
이화용 엔퓨텍 대표가 자외선 살균기 퓨라이트의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안재광 기자
이화용 엔퓨텍 대표가 자외선 살균기를 대량 생산한 시기는 2001년이었다. ‘9·11 테러’ 직후 미국에서 탄저균 공포가 극에 달했을 때였다. 미국의 한 바이어가 개발을 의뢰한 게 계기였다. 첫 주문량만 16만여개에 달했다. 갓 창업한 이 대표는 ‘기회다’ 싶었다. 곧바로 제품 생산에 나섰다. 하지만 이것이 실수였다. 탄저균 공포가 금세 사그라지자 바이어는 주문을 돌연 취소했다.

◆침구 소독용으로 홈쇼핑 ‘대박’

그는 좌절하지 않았다. 창고에 쌓인 자외선 살균기를 들고 TV홈쇼핑으로 달려갔다. “침대 매트리스 살균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며 홈쇼핑 상품기획자(MD)들을 설득했다. 첫 방송부터 수천개가 팔려 나가며 ‘대박’이 났다. 이달의 으뜸중기제품에 선정된 엔퓨텍의 자외선 살균기 ‘퓨라이트’ 얘기다.

방망이 모양의 퓨라이트는 자외선 램프의 빛으로 세균과 바이러스, 집먼지진드기 등을 없앤다. 침구 살균에 가장 많이 쓰이고 있다. “매트리스, 이불 등 침구에 10초 이상 빛을 비추면 집먼지진드기 대부분이 죽는다”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효능을 여러 기관을 통해 검증했다. 산업기술시험원 생활용품시험연구원 등에서 ‘10~20초간 사용하면 99.9% 살균 효과가 있다’는 시험 결과를 받았다. 미국 일본 이탈리아 캐나다 등의 연구기관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얻었다. 대한아토피학회 공식 추천 제품에도 선정됐다.

일반 가정뿐 아니라 호텔이나 청소 전문업체에서도 퓨라이트를 많이 찾는다. 이 대표는 “미국 호텔 체인 베스트웨스턴이 퓨라이트 1만5000여개를 세계 각국의 호텔에서 객실 청소 때 쓰고 있다”고 말했다. 또 “최근 또 다른 미국 호텔 체인에서도 3180여개를 주문했다”고 덧붙였다.

퓨라이트의 활용 범위는 넓다. 칼과 도마 등 주방용품을 살균하거나 칫솔, 세면대, 변기, 컴퓨터 키보드 등 세균과 바이러스 번식이 잦은 곳엔 어디든 사용할 수 있다. ‘광 촉매제’에 자외선이 통과하면 살균은 물론 유해가스를 제거하고 탈취 기능까지 하기 때문이다.

◆“구제역 때 車 살균에 사용”

이 대표가 요즘 가장 공을 들이는 곳은 축산 분야다. 구제역, 조류인플루엔자 등이 발생하면 피해가 큰 돼지와 오리 등의 가축을 기르는 축사가 대상이다. 관공서나 대형 축사에서 쓰는 자동차용 소독기를 자외선 살균기로 대체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자동 세차기처럼 자동차가 들어가 30초가량 자외선 램프를 쬐면 살균이 되는 방식이다.

기존 소독약을 뿌리는 방식에 비해 친환경적이고 유지 관리비가 추가로 들지 않는다는 게 장점이다. 자외선 살균 방식에 익숙지 않은 공무원과 농가를 상대로 이 대표가 직접 현장을 돌며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성과도 적지 않았다. 그는 “정부가 전국 52곳을 거점 지역으로 정하고 상시 소독기를 단계적으로 설치할 예정인데, 이 가운데 5곳에 제품을 넣기로 했다”며 “아직 입찰이 나오지 않은 곳을 집중 공략 중”이라고 말했다.

◆‘이달의 으뜸중기 제품’은 이메일(art@hankyung.com)로 신청받고 있습니다. 한국경제신문 홈페이지(event.hankyung.com)를 참조하세요.

◆이 달의 으뜸중기 제품 △아이젠-국내 의료기기 인증 관장 비데 (02)581-1067 △브링유-7초 원터치 안전 삼각대 PULLi (031)506-8689 △지비솔루션즈-수유등 루나스퀘어2 (02)717-9901 △엔퓨텍-자외선 살균기 퓨라이트 (031)744-4549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