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설립 100주년을 맞이한 BMW그룹이 각 브랜드별로 컨셉트카를 내놓는 등 다채로운 이벤트로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아시아에서 BMW 사랑이 유별난(?) 한국 역시 100주년 기념 한정판, 소비자 초청 행사 등으로 바쁘다. 그도 그럴 것이 100년 이상된 브랜드가 흔치 않은데다 기업이 한 세기를 지속했다는 상징성만으로도 의미가 깊어서다.

BMW의 지난 100년은 그 어떤 회사보다 변화가 컸다. 항공기 엔진 제조로 시작해 모터사이클, 자동차로 영역을 이동하며 확장시켜 나갔다. 그 중 2차 세계대전은 흑역사로 남기도 했는데, 전범국 독일의 군수업체로 전쟁 포로에게 강제노동을 가했던 과거가 있어서다. BMW코리아 마틴 슈토이렌탈러 R&D 센터 이사도 "BMW의 전쟁 참가는 두고두고 후회스러운 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기자파일]BMW의 과거 100년과 미래 100년

종전 이후 BMW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제안으로 인수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그러나 주주들의 뚝심과 정부 지원에 힘입어 틈새시장 공략 제품인 1500을 출시, 분위기를 반전시키는데 성공했다.

기회를 잡은 BMW는 곧 이어 고성능 성격을 강조하기 위해 'M'을 선보였다. 1972년 M의 전신인 BMW 모터스포츠를 세워 4기통 트윈터보 엔진을 개발했으며, 기술회사인 '테크닉'은 Z1 로드스터를 만드는 등 신기술 개발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이후 1994년 북미 본격 진출, 로버 그룹(미니만 잔류) 및 롤스로이스 모터카 인수 등으로 지난 세기를 마무리했다.

파란만장한 변화를 거쳤다는 점에서 BMW가 구축하려는 미래 100년은 안정적 변화의 지속이다. 이를 위해 기술 개발 투자를 강화하고, 견고한 내실 다지기를 핵심으로 내세우고 있다. 특히 1990년 독일 뮌헨에 세운 연구개발센터 FIZ는 첨단 기술의 메카로 자리매김해 현재 2만5,000여명이 근무할 정도로 규모가 늘었다. 100년 동안 쌓아온 기술력과 경험 등을 토대로 성장 원동력을 소비자 요구를 넘어선 신기술 확보에 두겠다는 의미다.

BMW 드라이빙센터 총괄 장성택 상무는 BMW의 가장 큰 매력으로 혁신의 지속성을 꼽았다. BMW가 매번 새 기술을 선보일 때마다 떠나고 싶은(?) 생각을 사라지게 만든다는 것. 특히 친환경차, 자율주행 등 기술 다변화가 이뤄지는 지금 배울 게 많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미 대한민국 자동차명장 칭호를 받는 전문가지만 여전히 기술적으로 배우고 있다는 의미다.

최근 국내에서 BMW는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과도한 할인 경쟁을 막기 위해 도입한 견적실명제가 당장의 판매 감소로 이어지고 있지만 개의치 않는다. 판매대수보다 시장의 안정, 그리고 브랜드 가치 극대화가 먼 미래를 위해 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잘못에 대한 끊임없는 성찰과 지속 가능성에 대한 고민, 그리고 한국 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비춰봤을 때 BMW의 미래는 밝은 편이다. 가까운 미래가 아니라 멀리 있는 미래까지 염두에 두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온 것이 '미래 100년'이다.
[기자파일]BMW의 과거 100년과 미래 100년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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