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전국 셀프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을 때 실제 주유한 금액보다 더 많은 액수가 결제되는 오류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주유소협회와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고속도로 셀프주유소를 포함한 셀프주유소에서 주유할 때 일부 이런 오류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 당국이 실태를 파악 중이다. 문제의 오류는 '가득 주유하기' 등으로 선결제를 한 뒤 실제 주유액만큼을 다시 결제할 때 신용카드 한도를 초과하거나 체크카드의 잔액이 남아 있지 않을 경우 처음 선결제한 액수가 그대로 결제되는 것이다. 이는 셀프주유소의 결제 방식이 대부분 '선결제→주유→실제 주유 금액 결제→선결제액 취소'의 절차를 밟는데 선결제 뒤 실제 주유한 금액을 결제하는 단계에서 카드 사용 한도를 초과하거나 잔고가 부족하면 이후의 결제·취소 단계가 더 이상 진행되지 않기 때문이다.

임시 결제 형태로 이뤄진 최초 선결제가 이후 취소되지 않으면서 그대로 과금되는 것이다. 한도 초과나 잔고 부족 상황이 아닐 때는 정상적으로 결제 절차가 진행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 결제 과정이 정상적으로 처리되지 않을 경우 결제 영수증에 '결제 실패' 등이 표기되지만 소비자가 꼼꼼히 살펴보지 않은 경우 모르고 지나칠 수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카드 결제 프로그램은 밴사가 개별적으로 짜는데 전국적으로 약 2천개인 셀프주유소에서는 주유소 카드 단말기에서 이런 오류가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결제 순서를 '선결제 승인→취소→실제 주유 금액 결제'로 바꾸는 등 적절한 방법을 찾아 문제를 개선하도록 밴사 측에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주유소협회 관계자는 "결제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것을 파악하면 주유소에서 이를 시정할 수 있는 만큼 소비자들도 주유 뒤 꼼꼼히 결제 명세를 살펴보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과다결제가 이뤄졌을 경우 사후에라도 최대한 원활히 환불이 이뤄지도록 회원사들에 협조 요청을 할 것"이라며 "다만 마그네틱 카드와 달리 IC카드는 카드가 있어야만 결제를 취소할 수 있어 소비자도 주유소에 다시 가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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