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KBS2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 사진제공=KBS2
KBS2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 사진제공=KBS2
방송됐다하면 시청률은 물론 화제성도 높다. 시청자들의 외부 활동이 많을 법한 시간대에도 여전히 사랑받는 주인공은 KBS 주말극. ‘KBS의 효자극’이라는 수식어를 부정할 수가 없다.

KBS2 주말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극본 구현숙, 연출 황인혁)이 안방극장과 동시에 KBS를 웃음바다로 만들고 있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맞춤양복점 ‘월계수 양복점’을 배경으로 다양한 사연을 가진 인물들이 부딪히며 가슴 따뜻한 에피소드들을 만들어내고 있는 드라마는 첫 회 22.4% 시청률로 시작, 지난 주발 방송분인 8회에 이르러 29.4%까지 올랐다. 단 8회 만에 30% 돌파를 눈앞에 둔 상황인 것.

비단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전작 ‘아이가 다섯’은 이혼 가정이 재혼하는 스토리에 젊은 청춘의 로맨스를 더해 화제를 모았고 최고시청률 32.8%로 화려한 피날레를 맞았다. 올해 초까지 방송됐던 ‘부탁해요 엄마’는 앙숙 모녀의 이야기를 앞세워 38.2%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MBC, SBS의 주말극이 평균적으로 10-20%를 기록하는 것과는 꽤 큰 차이다.

KBS 주말극은 타 지상파 주말극보다 조금 빠른 시간대에 편성된다. 오후 8시 45분에 방송되는 MBC, SBS 주말극과 달리 7시 55분에 전파를 타는 것. 극의 중반부부터 시간대가 겹치기는 하지만 시작부터 탄탄한 전개로 몰입도를 높이는 KBS의 주말극이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무엇보다 KBS의 주말극은 따뜻한 가족극을 표방한다. 얽히고설킨 수많은 인물이 한 극에 등장하면서도 흔히 말하는 ‘막장’을 찾아보기 힘들다. 복수를 위해 얼굴에 점을 찍지도, 개연성 없이 혼자 튀는 캐릭터도 없다. 또 보는 이들의 속을 갑갑하게 만드는 고구마 전개도 없다. 최근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서는 이만술(신구)이 망막색소변성증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인물들이 점차 하나로 모이는 모습이 그려졌다.

탄탄한 개연성 속에 통통 튀는 매력의 인물들이 활약하는 것 역시 KBS 주말극의 강점이다.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는 전통 양복점의 테일러 이만술과 대기업 의류회사 이동진(이동건)의 이면적인 대립을 필두로 입체감 넘치는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특히 배삼도(차인표)의 아내 복선녀(라미란)는 실제 상황이라고 믿을 만큼 능청스럽고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극의 재미를 배가하고 있다.

KBS 주말극의 강점을 수용하면서도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은 신선한 차이점을 가진다. 기존의 주말극들이 핏줄로 이어진 가족의 이야기를 그렸다면,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은 핏줄이 아닌 자들이 가족으로 뭉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의 배경수CP는 “타 방송사들의 주말극 시간대가 옮겨가며 KBS가 언제부턴가 상대적 우위에 서게 됐다”며 “KBS 주말극이 사랑을 받는 것은 하루 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 역사를 바탕으로 대중들과 신뢰도가 쌓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역사적으로 KBS 주말극이 사랑을 받게 되니, 작가들의 경쟁이 일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KBS는 좋은 작가를 선정할 수 있고, 그것이 차별화된 극을 선보일 수 있는 비결”이라고 자부하며 “공영방송인 KBS는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시간대에 편성된 주말극이 건강한 내용이기를 지향한다. 대중들이 정신적으로 힐링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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