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손예지 기자]
‘쇼핑왕 루이’ 1회 캡처 / 사진제공=MBC 방송화면
‘쇼핑왕 루이’ 1회 캡처 / 사진제공=MBC 방송화면
등에 1번이 적힌 트레이닝복이 1,000만원, 2번이 적힌 것이 999만원, 3번이 998만원… 100번이 적힌 옷이 900만원에 팔릴 때, 그럼에도 1,000만원짜리 트레이닝복을 사기 위해 밤을 지새게 만드는 것이 ‘한정판’의 힘이다. 고유하고 유일한 것이 주는 매력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위의 이야기는 21일 첫 방송된 MBC 새 수목드라마 ‘쇼핑왕 루이’의 첫 장면에 해당한다. ‘쇼핑왕 루이’는 첫 장면서부터 사람들이 인터넷을 통해 필요한 물건을 구매하는 모습을 귀여운 CG로 표현하면서 ‘언제 어디서든 쇼핑이 가능한 세상’을 그렸다. 평범하지 않은 시작이었다. 드라마 ‘쇼핑왕 루이’ 역시 ‘한정판’ 제품들처럼 고유하고 유일한 드라마를 목표로 함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쇼핑왕 루이’는 각기 다른 개성을 자랑하는 캐릭터들로 가능하다. 루이(서인국)의 일거수일투족을 신경 쓰는 집사 김호준(엄효섭)에서 시작해, 사주의 살이 강해 가족들을 잡아먹을 운명을 타고난 할머니 최일순(김영옥), 그녀를 보좌하는 허정란(김선영), 까칠남 차중원(윤상현)과 그의 어머니(김보연)까지, 모든 캐릭터가 그렇다. 안타까운 것은 각자의 개성이 한데 어우러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 모든 캐릭터를 1회 안에서 설명하고야 말겠다는 일념이 담긴 것인지 한 장면 안에 담긴 스토리 전개가 느려 집중도를 떨어뜨렸다.

연출을 맡은 이상엽 PD는 앞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쇼핑왕 루이’가 색다른 재미를 선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물론 이제 1회가 방송됐을 뿐이니 속단하긴 이르지만, 이 PD가 자신한 대로 ‘쇼핑왕 루이’가 고유한 재미를 무기로 ‘한정판’ 드라마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시청자들이 웃고 공감할 수 있는 분명한 코드가 필요해 보인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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