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미국이 도래하는 자율주행 자동차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 가이드라인을 처음으로 마련했다.

미국 교통부는 20일(현지시간) 자율주행 기술 기업과 차량 제조업체, 탑승자 수칙 등을 담은 15개 항목의 자율주행차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미 정부는 처음 마련한 자율주행차 가이드라인이 소비자의 안전 불안을 해소하는 동시에 산업발전을 가속하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가이드라인은 ▲주변 차량 인지 실패, 오작동 같은 자율주행 기능이 고장 난 경우 대처 방안 ▲탑승자 사생활 보호 대책 ▲교통사고시 탑승자 보호 대책 ▲디지털 해킹 방지 대책 등 안전감독 강화 내용을 담았다. 자율주행차 제조업체에 대해서는 ▲기술 입증 방안 ▲수집 데이트 공유 방안 등을 마련하도록 했다.

미 정부는 자율주행차 개발 기업들의 불만을 해소하는데도 주안점을 뒀다. 가이드라인은 각 주가 서로 모순되는 법을 제정하는 사태를 피하기 위해 주 정부가 동일한 규칙을 적용하도록 했고, 또한 현재 적용되고 있는 규제도 더욱 명확히 해 혼동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문했다. 그러나 자율주행차의 안전 관련 가이드라인이 사람이 운전하는 현 자동차만큼 구체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교통부 고속도로교통안전국 대변인 브라이언 토마스는 "정부로서는 공표 필요성이 있는 부분에 주안점을 뒀고, 나머지 부분은 개발자의 몫으로 남겨두기 위해 의도적으로 일부 막연한 부분이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안전감독 및 규제가 미흡해 무법천지가 될 것이라는 소비자의 우려를 덜고, 기술 발전과 상업화를 막는 과도한 규제를 우려하는 기업을 위해 모호하게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앞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9일 피츠버그 지역 신문인 피츠버그 포스트-가제트 기고에서 "자율주행차가 공상에서 떠오르는 현실이 됐다"며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을 바꿀 잠재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에서 지난해에만 3만5천200명이 도로에서 사고로 숨졌으며 이 가운데 94%는 인간의 실수나 선택에 의한 것이었다"며 "자율주행차가 매년 수만 명의 목숨을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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