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은 다른 부동산을 임대할 때와 비교해 세금 부담이 작다. 부가가치세가 없기 때문이다. 주택은 한 채를 임대하건, 10채를 임대하건 임대주택 개수에 상관없이 부가가치세가 없다. 임대료 크기나 주택 규모와도 상관없다. 초가집을 임대하건 궁궐 같은 집을 임대하건 과세 대상이 아니다. 종합소득세만 부담하면 된다.

임대소득에 대한 소득세도 다른 부동산보다 저렴하다. 주택임대는 소득세 측면에서 다섯 가지 정도 유리한 점이 있다.

첫째, 주택은 임대소득에 대한 비과세제도가 있다. 부부합산 1주택을 소유한 경우 주택을 임대하면 임대료에 상관없이 소득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임대하는 주택이 고가주택(기준시가 9억원 초과)만 아니면 된다. 다만 1주택은 거주하고 있는 주택을 포함해야 한다. 그래서 다가구주택이나 세대분리형 아파트를 구입해 일부는 거주하고 일부는 임대하는 경우 소득세 부담이 사라진다.

둘째, 부부합산 2가구 이하의 주택을 소유·임대한다면 전세보증금에 대해 소득세를 전혀 부과하지 않는다. 3가구 이상 주택을 소유하더라도 소형 주택(국민주택규모 전용 84㎡ 이하고, 기준시가가 3억원 이하)은 전세보증금에 대한 소득세 과세를 판단할 때 2016년까지 주택 숫자에 포함하지 않는다. 기준시가 3억원 이하, 전용면적 84㎡ 이하의 주택은 아무리 많이 보유해 임대하더라도 소득세를 과세하지 않는 셈이다. 최근 발표한 개정세법안에 의하면 이 규정은 2018년까지 연장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셋째, 전세보증금에 대한 소득세 과세 방식도 다른 임대 부동산에 비해 유리하다. 일반적으로 보증금에 세법에서 정한 이자율(현행 1.8%)을 곱해 월세로 환산하고, 여기에 소득세를 과세한다. 이를 간주임대료라고 한다. 전세보증금이 1억원이라면 1년간 월세 합계는 180만원(월 15만원 수준) 정도로 판단한다.

그런데 주택의 간주임대료는 다르다. 보증금 합계에서 3억원을 차감하고, 여기에 60%를 곱한 뒤 다시 이자율 1.8%를 곱한다. 주택 3가구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이 2가구 주택을 각각 4억원에 전세로 임대한다고 가정하자. 전세보증금 8억원에서 3억원을 차감하고 다시 60%를 곱한 뒤 1.8%를 곱하면 간주임대료는 540만원(월 45만원 수준)이다. 월세 45만원을 받는 수준의 소득세만 내게 된다.

넷째, 소규모 임대소득에 대한 비과세 또는 분리과세 제도가 있다. 2000만원 이하에 대해선 올해 말까지 소득세를 비과세하고, 2017년부터 14%로 분리과세한다. 이 역시 개정세법안에 의해 2018년까지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다섯째, 주택임대사업등록을 할 경우 다른 부동산을 임대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경비를 인정받는다. 3가구 이상 임대하면 30%의 세액감면 혜택도 받는다. 종합소득세는 임대소득에서 필요경비를 차감한 소득금액(순이익 개념)을 기준으로 과세한다. 소득금액을 추계(법에서 정하는 경비율을 적용하는 방법)로 만들 경우 경비율이 높아 경비를 많이 인정받게 된다. 3가구 이상의 소형 주택(국민주택규모 이하고, 기준시가 6억원 이하)에 대해 주택임대사업등록을 하면 종합소득세 30%의 세액감면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여전히 임대소득에 대해 제대로 신고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오랫동안 주택의 임대에 소득세를 내지 않았던 관행 때문이다. 이런 관행은 2009년까지 전세로 임대하는 모든 주택에 소득세를 과세하지 않았던 세법의 영향이 크다. 당시엔 주택의 임대차계약 구조를 과세관청이 확인하기 어려운 이유도 한몫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분위기가 다르다. 직장인들에게 주택을 임차할 때 부담한 월세에 세액공제 혜택을 주고, 현금영수증 발급대상으로 구분해 임대인의 과세대상 임대소득을 양성화하고 있다.

또 세입자의 전세보증금 권리 확보를 위한 확정일자 정보도 국세청에서 공유하고 있다. 이제 주택의 임대소득에 대한 소득세 신고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주택 임대에 대한 소득세가 저렴해진 만큼 철저하게 신고해야 한다.

원종훈 세무사(국민은행 WM컨설팅 세무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