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손예지 기자]
아이돌들 뒤편으로 ‘아육대’ 현장을 찾은 팬들이 보인다. / 사진제공=MBC
아이돌들 뒤편으로 ‘아육대’ 현장을 찾은 팬들이 보인다. / 사진제공=MBC
⇒아육대 삼자회담②에서 계속

10. 많은 수의 아이돌이 출연하는 만큼, 현장에 모이는 팬들의 수도 상당히 많다. 이들을 통제하는 것은 ‘아육대’ 측에서 하는 것인지 아니면 소속사 측에서 담당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제작진: 현장에 온 팬들 사이에서 사고가 나는 비상상황에 대처하는 시스템을 구비하고 있다. 무엇보다 현장을 찾는 팬들의 마인드가 훌륭하다. 팬들 자체가 경기 중간 아티스트와 가지는 시간들을 즐기면서, 핵심적인 내용을 MC들이 고지하면 이들의 진행에 잘 따라준다.
소속사B: 현장 방청객으로 온 팬클럽과 직접적으로 소통하는 담당 직원이 있다. 그러나 대부분 팬 매니저들이 한다. 아무래도 녹화가 장시간 진행되니까 팬클럽도 직원도 부담스러워하는 경향이 있다. 참가하는 아티스트가 많은 소속사일수록 힘들기 마련이다.
팬E: 곳곳에 경호원들이 배치돼 있지만 대부분 각 팬클럽 팬 매니저들이 담당한다. 관계자들이 신경을 썼으면 하는 부분이 한 가지 있다. 보통 아침부터 팬클럽끼리 모여서 인원체크를 하는데 진짜 빠를 때는 새벽 3~4시에 모이고, 늦어도 아침 6~7시에 모인다. 일부 지방 사는 팬들은 집결시간에 맞추기 위해 전날 미리 도착해 밤을 샌다. 또, 늦게 녹화가 끝나다보니 끝나고 나서도 집에 가지 못해 주변에서 밤새는 팬들이 있다. 이런 팬들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해줬으면 좋겠다.

‘아육대’에선 팬들과 아이돌들이 서로를 위해 ‘조공’하는 문화가 활발하다. / 사진제공=방탄소년단·트와이스·틴탑 공식 트위터
‘아육대’에선 팬들과 아이돌들이 서로를 위해 ‘조공’하는 문화가 활발하다. / 사진제공=방탄소년단·트와이스·틴탑 공식 트위터
10. ‘아육대’를 할 때마다 아이돌들이 팬들에게 ‘역조공’(주로 팬들에게 선물을 받던 연예인이 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선물을 하는 것)이 화제가 된다.
팬F: 장시간 녹화를 하지만, 제작진 측에서는 팬들이 먹을 수 있는 식사나 간식을 제공하지 않아서 시작된 거다.
팬E: 내가 속한 팬클럽도 초기 ‘아육대’ 녹화 참여 공지에 점심·저녁, 물을 챙겨오라는 공지를 했었다. 나 역시 하루 종일 있을 것을 대비해 미리 챙겨갔었다. 그러다 몇 번 같이 고생하는 팬들을 위해 간단한 점심을 준비해주는 아이돌들이 생겼고, 팬덤끼리 서로 붙어 있으니 아이돌들마다 자기 팬들을 조금 더 확실히 챙겨주기 위해 ‘역조공’이 시작된 것 같다. 최근에는 점심-간식-저녁-물-음료, 이렇게 코스로 챙겨주는 아이돌들이 대다수다.
소속사B: 맞다.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문화다. 그런데 소속사 입장에선 신경이 안 쓰이면 거짓말이다. 스타와 팬들이 정말 가까운 거리에 있는 공간인 ‘아육대’는 팬 서비스의 전쟁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팬E: 한번은 ‘아육대’ 측에서 아이돌과 팬 사이 훈훈한 문화로 포장해 방송한 적이 있었다. 그걸 보며 자기들이 당연히 해야 하는 걸 아이돌(소속사)들이 대신하고 있다는 걸 모를까 생각한 적이 있다.

10. 팬들은 왜 ‘아육대’가 펼쳐지는 현장에 가는가?
팬F: 조금 더 가까이에서 내가 좋아하는 함께 호흡하고, 그들을 응원하고 싶은 마음에 현장을 간다.
팬E: 물론 일부는 몰래 사진을 찍기 위해서 가는 경우도 있다. 단순히 찍고 싶은 욕심도 있지만, 편집된 방송분을 볼 때는 모든 아이돌이 고르게 나오지 않고 나오더라도 방송시간은 짧고, 아이돌은 많으니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의 운동하는 모습을 충분히 보질 못한다.

10. 각자가 생각하는 ‘아육대’의 의미가 다를 것 같다.
제작진: 아이돌들이 근성과 뛰어난 신체적인 능력으로 발휘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청자들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줄 수 있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소속사C: 가장 처음에 말했듯이 이제는 아이돌들이 출연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거의 없다. 이렇게 매 명절마다 우리 아이돌들의 얼굴과 이름을 알릴 수 있는 자리가 생기는 건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아육대’는 분명 좋은 기회다.
소속사D: 수많은 아이돌들 사이에서 소속 아티스트가 가장 눈에 띄는 존재가 됐으면 하는 자리다. ‘아육대’에도 긍정적인 면은 존재한다.
팬F: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는 것. 그것 외엔 의미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해본 적 없다.

‘아육대’를 마친 아이돌들이 모여 인증샷을 찍고 있다. / 사진제공=MBC
‘아육대’를 마친 아이돌들이 모여 인증샷을 찍고 있다. / 사진제공=MBC
10. 마지막 질문이다. 다음 명절 연휴에도 ‘아육대’가 열릴까?
소속사A:
출연부터 시작해 부상이나 편집 등 나아지는 것이 별로 없다. 없어져야 할 프로그램이다.
소속사B: 이제는 명절을 대표하는 프로그램이 된 것 같다. MBC를 비롯해 여러 채널들이 다양한 파일럿 프로그램을 선보이지만, ‘아육대’처럼 지속적으로 아이돌들을 위한 장(場)을 만드는 프로그램이 없다. 그런 점에서 ‘아육대’가 아주 나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팬E: 긍정적인 면보다 부정적인 면이 훨씬 많다. 폐지했으면 좋겠다.
제작진: ‘아육대’는 예능보다 아이돌 스타들이 출전하는 스포츠 프로그램에 가깝다. 아이돌들이 연차 순이 아닌 평등한 선수로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가진다는 의의만 잃지 않는다면 계속 반복돼도 신선하다고 생각한다. 대신 다양한 종목을 개발하려고 한다. 육상과 풋살 외에도 수영·컬링·씨름·농구 등 다양한 종목들을 도전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윤준필·손예지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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