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가 하원의원 자리에서도 스스로 물러났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국민투표에 부쳤다가 투표 결과 브렉시트가 결정되자 그 책임을 지고 물러난 캐머런 전 총리는 12일(현지시간) 런던 서부 옥드포드셔의 위트니 선거구 하원의원직에서 사퇴한다고 밝혔다.

캐머런은 영국 언론들에 “지난 여름 동안 깊이 생각했으며 위트니 선거구 하원의원에서 물러나는 것이 옳은 일이라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의원직을 유지하면 새 정부에 “큰 방해”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보수당 출신 테리사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를 비롯한 영국 현안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존재가 부담이 될 수 있어 용퇴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하원의원직까지 포기하면 그는 정치인으로서 어떠한 직함도 갖지 않게 된다.

그는 선거구민들에게 “총리직을 사퇴한 후 백 벤처 의원(내각에 참여하지 않아 의회 뒷줄에 앉는 의원)이 되는 것이 현실적이지 않다는 게 내 견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그가 물러난 것이 우수 공립학교인 그래머 스쿨에 대한 메이 총리와의 갈등 때문이라고 해석하기도 했지만, 캐머런 전 총리는 이를 부인하고 메이 총리가 “(총리로서) 끝내주는 출발을 했다”고 추켜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