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의 측근으로 알려진 황싱궈(黃興國·62) 톈진시 당 대리서기 겸 시장이 부패 혐의로 당국 조사를 받고 있다.

11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에 따르면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전날 웹사이트에 엄중한 기율 위반 혐의 로 황 시장을 조사하고 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엄중한 기율 위반은 일반적으로 부패를 의미한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황 시 장은 시 주석이 집권한 2012년 11월 제18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8차 당대회) 이후 처음으로 낙마한 직할시 시장이다. 그는 당국 조사 전날인 9일까지도 톈진 영빈관에서 후즈창(胡志强) 대만 국민당 부주석 등을 접견하고 톈진 교사 대표들을 만난 것으 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그에 대한 당국 조사가 전격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관측된다.

황 시장은 2002년 시 주석이 저장 (浙江)성 당서기로 있을 때 함께 근무했다. 올해 초 ‘시진핑 총서기 핵심을 확고하게 유지 호위하자’는 주제의 내부 강연을 하기 도 했다. 시 주석 측근 파벌인 '즈장신쥔'(之江新軍)의 일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008년 톈진 시장이 된 그는 시 주 석의 신임을 받아 내년 말 19차 당대회에서 당 중앙정치국 위원(정치국원)에 오를 가능성이 점쳐졌다. 톈진, 베이징, 상하이, 충 칭 등 4대 직할시 서기는 관례적으로 정치국원에 선임되기 때문이다.

작년 8월 발생한 톈진 대폭발 사고가 승진에 걸림돌 이 된 동시에 이번 낙마의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작년 8월 톈진항의 화학물질 적재창고에서 발생한 초대형 폭발사고 로 173명이 사망하고 8명이 실종되자 황 시장은 마땅한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국무원 특별조사팀은 지난 2월 6개월 간에 걸 친 조사를 완료하고 ‘성부급(省部級·장차관급)’ 공무원 5명 등 123명을 처벌할 것을 건의했다. 당시 황 시장의 이름이 언급되 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황 시장이 시 주석의 측근 중 시 주석의 반부패 운동으로 낙마하는 첫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의 낙마가 최고지도부간 권력 투쟁의 산물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싱가포르 스트레이트타임스는 황 시장의 낙마가 시 주석의 권력 기반이 약화하는 신호라며 내년 19차 당대회 지도부 교체를 앞두고 나타난 권력 투쟁으로 비춰진다고 전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